▶ 한국당 “내년 2월 보수통합 전당대회” 바른미래 “한국당 분열된다”
▶ “우선 황교안·유승민 합류 추진” 내년 가을 이후 합당 논의할 듯

자유한국당 김병준(맨 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가치와 좌표 재정립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바른미래당 손학규(오른쪽 두 번째)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야권 통합은 과연 총선 전에 이뤄질까. 성사된다면 어느 시기에 어떤 세력들이 참여해 야권의 ‘빅텐트’(Big Tent)를 구성하게 될까.” 최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영입된 전원책 변호사 등이‘범보수 통합’을 외치면서 야권 통합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0년 4월 21대 총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는 두 가지이다. 첫째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다. 또 대결 구도를 결정하는 야권 통합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총선 전에 야권이 통합해야 승산이 있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 통합의 시기와 범위, 노선 등에선 서로 다른 구상을 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내년 초까지 범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탄핵 세력이 주도하는 통합에 응할 수 없고, 서둘러 통합할 필요도 없다”면서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당에선 바른미래당 인사들을 포함한 당 안팎의 보수 진영 주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범보수 통합 전당대회’를 내년 2월쯤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으로 인적 쇄신을 주도하게 된 보수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수가 분열되면 희망이 없다”면서 “지금 국민의 희망은 보수가 통합하고 단일 대오를 갖추는 것”이라고 양당제 필연성을 역설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범보수·범우파 결집은 이분들(보수 진영)의 소망”이라며 “저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비상대책위 활동의 최종 목표는 한국당의 혁신과 보수 대통합 전당대회”라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해 보수 통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의 1차적 목표는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당적이 없는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당내의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완구 전 총리, 나경원 의원 등이 모두 참여하는 ‘보수 통합’을 2월 전당대회 때까지 이뤄내는 것이다. 이어 총선 전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까지 포괄하는 ‘중도보수 통합’을 성사시킨다면 총선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반응은 냉담하다. 손학규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당의 ‘통합 전대’ 요구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한국당은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될 수 없고, 앞으로 분열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우파를 단순한 보수 세력이 아닌 중도개혁 세력으로 개편해 정치 구조의 틀을 바꿔야 하고, 바른미래당이 그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한국당 일각에서 바른미래당과 결부시켜 정계 개편을 얘기하는데, 공식적으로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내년 하반기 이후를 야권 통합의 적기로 보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주도해 한국당의 개혁보수 세력뿐 아니라 민주당의 비주류까지 껴안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이런 그림이 성사된다면 통합 노선도 ‘범보수 통합’이 아닌 ‘중도개혁 연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이 시간을 끌다가 자칫 당내 분열로 당세가 더 약해질 개연성도 있다. 특히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당이 호남 출신을 비롯한 중도파와 유승민 의원 중심의 보수파로 분열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당의 ‘범보수 통합’ 메시지에는 정기국회에서 바른미래당 행보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야당의 입장 차 때문에 내년 초 한국당 전당대회 때까지 실제 두 야당의 합당이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제도 개편 여부를 지켜본 뒤 현행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내년 가을 이후 통합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은 현재 당적이 없는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시장 등을 내년 초까지 끌어들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보수파의 합류 가능성도 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사 여부는 반반”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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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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