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연간 1,077만원, 남성의 3.1배… “너무 낮게 평가” “갈등 조장”
여성 한 명이 1년 동안 수행하는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남성이 담당하는 가사노동 가치의 3.1배가량으로 추산됐다. 통계청이 8일 공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연간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는 1인당 여성이 1,076만9,000원, 남성이 346만9,000원이었다. 여성 1인당 가사노동 가치는 매월 89만7400원인 셈이다. 통계청은 가사노동의 가치를 처음으로 추산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선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를 너무 저평가했다” 등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가사노동 가치를 산출하는 조사 대상은 만 15세 이상 일반 가구원이다. 남녀 1인당 연간 가사노동 가치는 1999년 남성 124만2,000원·여성 500만3,000천원, 2004년 남성 190만8,000원·여성 649만7,000원, 2009년 남성 257만3,000원·여성 843만2,000원의 분포를 보였다. 1999년에는 여성 1명의 연간 가사노동 가치가 남성 1명의 약 4배였는데, 2014년에는 3.1배로 변동했다.
2014년 가계생산은 총 378조원으로 5년 전보다 33.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음식 준비, 청소, 자녀 돌보기 등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360조7,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24.3%에 달했다. 성별 구분 없이 계산하면 2014년 연간 가사노동 가치의 1인 평균은 710만8,000원이었다. 3인 가구의 가사노동 가치는 2,100만원, 4인 가구는 2,800만원가량 된다. 전체 가사노동 가치 중에 남성 가사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999년), 22.9%(2004년), 23.6%(2009년), 24.5%(2014년)로 점차 높아졌다. 반면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 비중은 같은 기간 79.9%, 77.1%, 76.4%, 75.5%로 조금씩 낮아졌다.
통계청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생산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무급 가사노동을 처음으로 화폐 가치화함으로써 소득 측정 대상 영역을 확대하고 소득 통계를 보완했다”면서 “무급 가사노동의 적절한 인정과 평가를 통해 성장·복지 정책 수립과 평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에 게재된 관련 기사에는 “아이 키우고 가르치고, 빨래·청소·요리·설거지·집안 정리 등이 월 90만원 가치밖에 안되는가” “가사도우미를 불러도 월 200만원 이상 줘야 하는데...” 등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했다는 댓글들이 수백 건씩 쏟아졌다. 또 “밖에서 일하는 남편이나 가사 일로 분주한 부인이 모두 힘든데, 이런 통계는 가정 불화와 사회 갈등을 조장한다” 등 불만을 표시한 댓글도 적지 않았다. 반면 일부 시민은 “가사노동 비중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며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여성 문제 전문가는 “남녀의 가사노동 가치 격차가 3배 이상 된다는 것은 가사노동이 여전히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가사노동의 남녀 안배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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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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