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우파 보우소나루, 대선 1차 투표서 47%로 1위…‘룰라 후계자’와 결선
▶ 28일 결선투표서 판가름

보우소나루 후보(오른쪽)가 대선 1차 투표 결과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7일 치러진 브라질 1차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46.7%를 득표했다. [AP]
중남미 좌파 벨트의 맏형 격인 브라질에서 극우 성향 대통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군인 출신 비주류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63)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하면서다. “군사 독재 시절이 지금보다 낫다”고 거침 없이 말하는 과격주의자지만, 부패한 기존 정치권에 신물이 난 많은 브라질 유권자들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며 열광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는 46.7%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룰라의 후계자’로 불린 좌파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지(55) 후보로 28.5% 득표율에 그쳤다. 보우소나루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두 사람은 28일 2차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겨룬다.
외신들은 보우소나루 열풍에 대해 인물 자체에 대한 호감보다는, 2003년부터 집권해 온 브라질 좌파 세력의 무능과 반감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보우소나루는 정치 권력의 부정부패에 대한 분노의 물결 속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당장 브라질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 받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부정 부패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면서 배신감을 느낀 국민들이 적지 않다. 또 심화하는 경제난과 치안 불안 등이 해결되지 못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25세 자영업자인 바바라 로라노씨는 뉴욕타임스(NYT)에 “PT당(좌파노동자당)을 없애는 게 해결책은 아니지만, 나라를 뜯어 고치기 위한 첫 걸음이다”고 강조했다. 63세 한 주부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보우소나루도 탐탁지 않지만 누군가는 변화를 외쳐야 한다”며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보우소나루는 “동성애 성향자에 대해서는 매질이 필요하다”거나 “여성들은 임신 기간이 있기 때문에 임금을 적게 줘도 된다”는 등의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노골적으로 군사 독재 정권을 찬양하고 민주주의를 조롱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수권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그가 내놓은 공약은 포퓰리즘 일색이고, 구체성도 결여돼 있다. 치안 대책은 총기 규제 완화이고, 성장 정책으론 아마존 강 개발을 주장하는 식이다. 모니카 드 볼레 경제학자는 NYT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매우 간단하게 처리하고 있는데 역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치컨설팅업체인 ‘아르코 어드바이스’는 보우소나루 현상을 두고 “브라질 대중은 보우소나루에게 룰라한테서 느꼈던 구세주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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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온갖 기름진 땅과 천연 자원으로 축복받은 남미대륙 이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부정부패로 썩은 정칫꾼들의 출현으로 고달픈 인생의 되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