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캔음료 판매 중단하고 ‘엄중 경호’…스모팬들 ‘민폐·과한 접대’ 볼멘소리

지난 2017년 열린 스모 경기에서 관객들이 던진 방석이 씨름판인 도효로 날아드는 모습 [교도통신 제공]
일본스모협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모(相撲·일본 씨름) 경기장 방문과 관련해 고심 끝에 객석에서 씨름장으로 방석을 던지는 전통을 금지하기로 했다.
26일 NHK에 따르면 일본스모협회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하는 도쿄(東京) 료고쿠(兩國) 국기관에서 관객들에게 "스모 경기 중 방석 등의 물건을 던지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적힌 유인물을 나눠줬다.
스모에서는 최고 계급인 요코즈나(橫網·천하장사) 선수가 하위 계급의 선수에게 패했을 때 관객들이 자신이 깔고 앉아있던 방석을 던지는 관습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모 씨름판(도효·土俵)의 바로 앞에 위치한 1층의 '마스세키(升席)'에서 관전하는 까닭에 관객들이 씨름판을 향해 던지는 방석에 맞는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NHK는 극히 이례적인 대응을 취한 것이라며 보통 때는 장내 방송을 통해 '방석을 던지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와 함께 보통은 '양반다리'로 앉아서 경기를 관람하는 마스세키에서 스모 경기를 관람한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마스세키를 개조해 소파를 들여놓고 트럼프 대통령 등이 더 편하게 경기를 관람하게 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후에는 우승 선수에게 특별 제작한 '트럼프 배(杯)'를 수여한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 트로피는 높이 54인치(137㎝), 무게는 60∼70파운드(27∼32㎏) 정도다.
외국 정상이나 요인이 스모 경기를 관람하는 경우는 그동안도 가끔 있었지만, 2층에 귀빈석이 아닌 1층의 마스세키에 자리를 잡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 1986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귀빈석에서 스모를 관람한 바 있다. 스모 팬으로 유명한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00년부터 7년간 '프랑스 대통령배'를 경기장에 보낸 적이 있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대규모 경호원들이 마스세키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경호할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테러뿐 아니라 혹시 날아들지 모르는 방석이나 씨름판에서 밀려나는 스모 선수(力士·리키시)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임무도 있다.
일본 경찰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이날 오전부터 관객들을 상대로 소지품 검사를 하는 등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기장 내에서는 캔이나 병 음료수의 판매가 금지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 주변에 위치한 수유·영유아 휴게 공간은 폐쇄됐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에 가까운 좌석을 예약한 사람을 상대로 집 주소, 연락처 등을 적어 내도록 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찰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둔 지난 23일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쓰레기통을 수색하는 모습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과도한 경호와 관례를 깬 트럼프 대통령의 특혜 관람에 대해 스모 팬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세키에서 관람하면서 경호 문제로 인기가 높은 주변 좌석까지 비워지게 되자 '민폐'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소파 설치를 놓고는 과한 접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장을 찾은 70대 남성은 NHK에 "다리 건강이 좋지 않아서 음료수를 넣어서 왔지만 빼앗겼다"며 "최악의 날이지만, 스모 선수들은 스모와 관계없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신경 쓰지 말고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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