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를 둘러싼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어왔다. “참으로 유치해서 못 봐 주겠다”는 동포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워싱턴 지역에 한인회가 20여개나 있는데 우리에게 무슨 한인회가 필요한가. 열심히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오히려 심리적 부담감, 불쾌감만 주는 한인회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원망의 소리도 적지 않다.
애초부터 상당수의 한인회들은 출발, 운영, 임기 이후 차기 회장단과의 인수인계 등에서 번번이 반칙 형태를 보여왔다. 어찌된 셈인지 동포들로부터 걷은 돈, 즉 공금의 수입 지출 내역에 차질을 빚고 전현직 회장단 간에 다툼이 빈발했다. 최소 30일 간의 선거공고 기간을 마음대로 줄이고 늘이고 등록절차, 등록 시비로 싸움이 붙어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한 꼼수 여부로 법정으로까지 가는 일도 있었다. 급기야 사무실 운영을 둘러싸고 문짝을 부수고 열쇠를 서로 차지하려다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하는 추태에 이르러서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어느 틈에 워싱턴 한인연합회 선거가 직선제인지 간선제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제각기 당선자 명단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등 추태를 벌이고 등록금은 4만 달러로 폭등 책정해서 능력은 있되 경제적으로 평범한 인재들의 등장을 가로막아 놓은 셈이 되었다.
도대체 한인회장이 되겠다면 정정당당하게 한인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하겠으며 어떠어떠한 동포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공약이 있어야 하고 신임을 물어야 하지 않나. 그리고 자신들에 대한 신분, 경력, 전문 분야, 학력 등 정체를 밝혀야 될 것 아닌가. 그렇게 하는 것이 이곳에 살고 있는 동포들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아닌가. 덥석 후보로 나서겠다고 발표만 해 놓고 한인회장이 되겠다고 나선 후 몇 차례씩이나 미국 법정에 가서 싸움을 벌이고 한민족의 망신을 시켜왔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그 간의 민망스러운 추태를 반성하는 사과문 발표 한 번이 없다. 이런 모든 양상이 상식 이하의 부끄러운 결과가 아니고 뭔가.
당사자들이 그렇게도 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한인회장직 말고 그 길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세계 해외 이주민 단체 가운데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깊은 ‘시나고그(공회당)’를 모범 삼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스라엘 사람(Jew)들은 그들이 있는 곳마다 시나고그를 설립하고 여기서 고유 언어, 역사, 문화 전통을 가르치고 있다. 다종교 문화인 우리는 다르지만 이들은 유대교 예배도 여기서 본다. 자기들끼리 각종 사업을 돕고, 취업알선, 상담을 지원해 이탈자가 없도록 이끌어 가고 있다. 우리 각 도시 한인회의 지저분한 분열 추태를 보노라면 유태인들의 시나고그가 마냥 부럽기도 하다.
우리 동포사회에 서로 “이번엔 당신이 한 번 해보십시오. 협조하겠습니다.” 이렇게 서로 양보하는 미덕의 장면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꿈인가. 각자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한인회장 하겠다는 그 발상도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만일 경쟁하고 있는 다른 언론사가 한인회를 운영하겠다면 분위기가 어떻게 될까. 역지사지 해보자. 한인회도 언론사도 둘 다 손해를 볼게 뻔하다. 어느 사회에도 그런 전례가 없다. 언론사 이익과 한인회에 대한 공정한 보도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각 총영사관에도 한마디 건의하겠다. 앞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대통령이나 수뇌급 인사들의 환영이나 간담회, 만찬회 등에 교육, 외교, 경제, 문화 분야 등에서 헌신한 분들을 위주로 초청했으면 한다. 그들이 진정 동포사회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 분들이다. 한인회장들은 숫자가 너무 많고, 임기가 제한적이며 자질도 확인 안돼 동포사회 전체를 대표할 상징성이 사실상 미흡하다. 그것이 한인회장직을 이용해 지위를 높여보려는 엉뚱한 허영심에 빠져 있는 자들에게 쐐기를 박아주는 길 일 것이다. 또한 총영사관의 골치 아픈 초청자 명단 작성의 짐을 덜어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문의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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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회장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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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쓸데없는 한인회!! 쓰레기 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