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만해도 사람의 나이 예순(육십)이 되면 거창하게 환갑잔치를 했다. 환갑이 되면 장수의 상징이 되었고, 환갑을 지나 70세가 되면 이전에도 없는 희귀한 일이라고 해서 고희(古稀)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이 60이 되어서 환갑잔치를 한다고 하면 실소를 하거나 비소를 당할 수 있다. 예순의 나이가 그렇게 젊은 나이가 아닌데도 이제는 육십은 80이나 90에 비하면 한참 어리거나(?)젊은 세대가 되었다.
‘60대의 회상’이라는 글이 있다. “내가 10대였을 때에는 60대는 할배인 줄 알았다. 내가 20대였을 때는 60대가 아지매인줄 알았다. 내가 30대였을 때는 내가 어른인 줄 알았다. 내가 40대였을 때는 60대를 대선배인 줄 알았다. 내가 50대였을 때는 60대를 큰 형님으로 알았다. 내가 60대가 되어서는 60대도 약간 젊은 나이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는 말이 위로의 말이나 변명의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60대에도 꿈이 있고, 열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힘이 있고, 지혜가 있고, 낭만이 있고, 용기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 60대가 은퇴의 나이라고 하지만 60대에 은퇴를 말하기에는 너무 빠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제는 70대를 가야 은퇴라는 말이 이해가 될 정도이다. 60대는 경로대접을 받을 때가 아니라 경로대접을 해야 할 젊은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중국의 공자는 논어에서 “30세는 뜻을 세웠고, 40세는 욕심을 따라 살지 아니하고, 50대는 하늘의 뜻을 깨달으며, 60대에는 무슨 말이든지 귀에 부드럽게 들리고, 70대에는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 행동한다”라는 말을 했다.
각 세대별로 해야 할 특별한 일이 있고, 의무가 있다. 30대는 머리, 40대는 눈, 50대는 가슴, 60대는 귀, 70대는 손과 발을 다스려야 한다. 60대에는 많은 말을 하기도 하지만 많은 말을 듣기도 한다. 남이 칭찬하기도 하지만 많이 비난받기도 한다. 말 때문에 우리의 관계, 사이가 깨질 때가 많다. 귀로 듣는 말 때문에 관계가 흔들리고, 조직이 무너질 때가 있다. 귀가 두 개가 된 것은 두 귀로 잘 들으라고 한 것이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 버리라는 뜻도 있는 것이다. 60대는 귀가 순해져야 한다. 이순(耳順)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사람사이가 물처럼,바람처럼 부드럽고, 순해져야 한다. 미움, 다툼, 시기, 질투가 없어져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며 성내기도 더디하라 사람의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니라(약1:19-20)
예순(六十) 나이는 이순(耳順)사이를 만들어야 한다. 이 황금의 시간에 온갖 말들이 내 귀에 들려와도 요동하지 않고 분노하지 않고, 자신을 잃지 않는다면 내 곁에 있는 사이좋은 사람들을 더 사이좋게 만들어 행복한 인생의 후반전이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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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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