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후’ (After the Wedding), 결혼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 줄리안 모어 vs 미셸 윌리엄스 연기대결 볼만 ‘결혼식 후’ (After the Wedding), 결혼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 줄리안 모어 vs 미셸 윌리엄스 연기대결 볼만](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9/08/08/201908082238495d1.jpg)
인도에서 뉴욕에 온 이자벨(왼쪽)이 테레사와 면담을 하고 있다.
좋은 인디영화 전문 감독이자 각본가인 바트 프러인들릭(‘미스 오브 핑거프린트’ ‘트러스트 더 맨’)이 2006년에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덴마크의 수잔 비어가 만든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 했는데 전편의 주인공들인 남자들이 이번에는 여자들로 바뀌었다. 인간관계를 잘 다루는 프러인들릭의 신중하고 깊이 있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이번에는 수준이 평준화된 범작에 그치고 말았다. 마치 자기주장을 관객의 입맛에 맞추려고 포기한 것같이 느껴진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부모 노릇 그리고 사랑과 죽음을 다룬 얘기인데 촬영을 비롯해 표면상으로는 화려하나 극적 내용은 원작의 강렬성이 소진된 듯 드라마틱한 굴곡이 부족해 맥이 빠진다. 그러나 감독의 아내인 연기파 줄리안 모어와 또 다른 연기파 미셸 윌리엄스의 연기대결은 볼만한 눈물 짜는 신파극이다.
어둡고 슬픈 과거를 지닌 이자벨(윌리엄스)은 인도의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데 헌신하는 성인과도 같은 여자. 이자벨은 특히 아기 때부터 자기가 키운 8세난 자이(비르 파치시아)를 자기 아들처럼 사랑한다. 어느 날 뉴욕의 거부로부터 고아원 운영비를 주겠으니 이자벨을 직접 만나자는 통보가 온다. 이자벨은 이에 뉴욕에 도착한다.
이 거부는 거대한 미디어회사의 여사장 테레사(모어). 테레사는 감정적이요 인간적이나 일에 있어서는 폭군적이다. 테레사는 이자벨에게 고아원 운영비 200만 달러를 주겠다면서 이자벨이 뉴욕에 살면서 고아원을 운영하라는 조건을 단다. 그리고 이자벨에게 곧 있을 딸 그레이스(애비 퀸이 순수한 감정적 연기를 잘 한다)의 결혼식에 참석하라고 요구 비슷한 초청을 한다. 그레이스 외에 어린 두 아들이 있는 테레사는 왜 이자벨을 뉴욕과 딸 결혼식에 초청했을까.
이어 이자벨은 테레사의 조각가 남편 오스카(빌리 크러덥이 완전히 소모됐다)를 만나는데 둘은 서로를 보면서 화들짝 놀란다. 둘의 어색한 공존으로부터 둘 사이에 뭔가 과거가 있다는 것을 짐작케 된다. 그리고 그레이스의 정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테레사의 호숫가 대저택에서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고 이어 테레사는 오스카에게 폭탄선언을 한다. 결말이 서둘러 만든 것처럼 어색하고 서툴다. 정직하고 순수한 감정을 지녀야 할 영화가 어딘가 인위적으로 느껴지긴 하나 볼만은 한 영화다. PG-13 등급. Sony Pictures Classics. 랜드마크(피코&웨스트우드) 등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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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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