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영국 이민자 파키스탄계 고교생, 음악 만나며 삶 바꾸는 성장기
▶ 인도 여류감독 구린더 차다 작품 ★★★★ (5개 만점)
일라이자(왼쪽부터)와 자베드와 룹스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도 있지만 음악(영화도 마찬가지다)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한 힘을 지닌 예술매체다.
이 영화도 ‘보스’라 불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음악으로 인해 자아발견과 함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킨 고등학생의 성장기이다. 파키스탄계 영국인 저널리스트 사프라즈 만주르의 삶에서 내용을 착상한 작품으로 키라 나이틀리를 빅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베캄처럼 차라’를 연출한 인도계 영국여류 구린더 차다의 작품이다.
공식에 맞춰 만든 듯이 모가 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식으로 모든 것이 동그라니 원만한데다가 다소 상투적이요 지나치게 감상적이긴 하지만 가슴 훈훈하게 만들면서 정신을 고양시켜주는 밝고 활기 찬 재미 좋은 영화다.
1987년 대처 수상 시절. 영국의 작은 도시 루턴에서 파키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와 곧 시집갈 누나와 함께 사는 16세난 자베드(신인 비베익 칼라가 원기 왕성한 연기로 작품에 생명력을 준다)는 일기를 꼬박꼬박 쓰면서 아울러 시도 쓴다.
소심한 자베드는 동네의 인종차별주의자들인 깡패들을 피해 다니는데 학교에서도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 여기에 아버지(쿨빈더 기르)는 “너는 결코 영국인이 아니라 파키스탄인”이라면서 글 써선 밥 벌어먹기 힘드니 변호사나 의사가 되라고 못살게 군다.
이런 그를 알아주는 사람이 그의 탁월한 글 실력을 파악한 여자 영어선생 클레이(헤일리 애트웰). 그리고 급우인 아름답고 명랑한 일라이자(넬 윌리엄스)도 자베드를 좋아한다.
세상 살맛 안 나는 자베드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준 것이 같은 학교의 파키스탄계 선배 룹스(아론 파구라). 자베드는 룹스가 준 스프링스틴의 ‘본 인 더 U.S.A.’ 카세트를 워크맨으로 들으면서 황홀 무아지경에 빠진다. 자베드는 이어 스프링스틴의 노래에 중독돼 데님 재킷과 머리띠도 스프링스틴처럼 하고 완전히 그의 노래 속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따분한 삶에서 위로를 찾는다.
자베드가 듣는 스프링스틴의 여러 노래들의 가사가 그림과 함께 벽에 투영되면서 영화는 환상적인 뮤지컬이 된다.
한편 자베드의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집의 생계는 자베드의 어머니가 집에서 하는 바느질 일로 꾸려 나간다. 이와 함께 자베드와 일라이자 간에도 갈등이 일면서 둘은 헤어진다. 이런 어두운 처지에 처한 자베드를 격려하는 사람이 영어선생. 자베드는 동네 신문사에 들어가 실력을 발휘해 아버지와 일라이자 와도 화해하고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PG-13 등급.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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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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