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학교가 내분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어 남가주한인사회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소수민족 이민자 권익옹호단체로 36년간 봉사해온 민족학교는 한인커뮤니티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건실한 봉사기관으로 오랫동안 신뢰를 얻어왔다. 갑자기 터져 나온 분규 소식에 한인사회가 놀라움과 우려를 표하는 배경이다.
지난 4일 1세 직원들이 영어권의 2세대 관리직 지도부로부터 임금과 처우에서 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과 항의시위로 촉발된 이 사태는 한인 커뮤니티의 비영리봉사단체들이 겪어온 세대교체 갈등의 전형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인 이민사회가 커지기 시작하던 시기에 창설된 비영리 봉사단체들은 언어장벽으로 주류사회의 혜택에서 소외된 한인들을 돕기 위해 1세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해왔다.
그러나 역사가 수십년 쌓이면서 한인사회도 진화하고 단체도 진화했다. 조직이 커지고 주류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면서 2세들의 유입이 늘어났고, 오래된 한국어권 직원들과 새로 온 영어권 직원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불화가 쌓이는 현상을 여러 단체들이 경험해왔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번 사태로 민족학교의 지도부 핵심직원들을 필두로 LA와 OC 사무실 직원 총 20명이 줄줄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단체의 기능이 마비될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당장 어제로 예정됐던 36주년 연례 갈라 행사도 취소됐고, 사무실 전화는 모두 메시지로 넘어가는 상태다. 민족학교는 한달 평균 4,000통 이상의 전화문의를 받는 곳이고, 저소득층과 서류 미비자 등 서민에 밀착된 봉사활동을 펼쳐온 단체인 만큼 공백이 길어질수록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나 불화와 갈등은 있다. 특히 이민사회의 비영리단체들이 겪는 이 문제는 1세들이 세운 기관의 경영 바톤이 2세들에게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점에서 한인커뮤니티가 함께 풀어야하는 숙제다. 주 봉사 대상인 한인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한국어권의 직원들도 필요하고, 주류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영어권 2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양측의 입장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서로 존중하고 협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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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간의 이해 부족 나는 옳고 너는 틀럿다는 우물안 개구리같은 생각, 틀릴수도 있지만 이만큼 살아보니 많은때 달리 보는 관점 때문 인 걸 나중에서 알게되드군요, 어느 누구가 남을 해하며 뒷통수치며 남을 짓밟으려 할까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