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순원의 아들인 황동규 시인의 시 ' 즐거운 편지 '에서 시인은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났다”라고 노래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어둡고 눈처럼 차가운 마음은 녹아 내리고 님을 향한 아름다운 꽃이 마음 속에 피어난다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시다.
황 시인의 사랑의 편지를 읽으면,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인 기요맹의 '편지'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편지' 속의 여인은 사랑하는 이에게 '그대를 생각하며' 편지를 쓰는 모습이다.
편지의 모델은 기요맹의 45세 때 결혼한 부인이다. 기요맹은 부인을 무척 사랑했는데, 부인이 병으로 죽고난 다음 사랑하는 부인을 그리며 부인에게 편지를 쓰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 편지'라는 작품을 그렸다.
1953년 6월 25일 북한의 김일성 군대가 남침했다. 전쟁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남한군은 북한군의 파죽지세에 밀리고 밀려서 경상도 일부만 남기고 유엔 군과 한국군이 사력을 다해 싸웠다. 이 와중에 경남 남문산 면에 소재한 남문산고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나의 작은 외삼촌과 약혼녀가 제자들을 돌보느라 피난갈 시기를 놓쳐 인민군에게 체포되고 말았다. 두 사람은 인민재판에 회부되어 시장 장터에 모인 동네사람들 앞에서 재판을 받았는데, 재판장인 인민군 소좌가 “ 너희들 부르조아들은 사살하고도 남을 중죄를 지었지만, 조선인민 보도연맹에 가입하여 인민공화국을 위해 앞장선다면 살려주겠다” 고 회유했다. 두 사람은 보도연맹이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도 모르고 강제로 북으로 납치되어 끌려가버렸다. 무척이나 사랑했던 두 사람이 결혼은 했는지, 참형 당하지는 않았는지, 아직도 살아있는지 몹시 궁금하다. 내 삼촌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채 그로부터 67년이 지났다.
6.25 전쟁 후 67년간 남한과 북한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서로 다른 이념의 체제하에서 적대적으로 반목해 왔다. 최근 3년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의 평화회담으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인 면에서 평화 무드가 조성되었는데, 비핵화 과정에서 북미간의 이해가 풀리지 않아 대북제제의 지속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파동 등으로 북한의 문 정부에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해 인내의 한계점에 이르자 김여정이 나서서 순식간에 평화의 상징인 남북한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고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전쟁엄포를 놓았다.
북한이 남한과 전쟁을 하겠다는 말인가. 6.25 사변과 같은 끔찍한 전쟁으로 남북이 잿더미로 변했던 과거의 기억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만약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남북한은 모두 멸망한다. 남북간의 전쟁을 누가 좋아하며 전쟁을 통해 누가 실익을 취할 것인지 고민해 보았는지. 남북 전쟁은 중국과 일본만 미소짓게 할 뿐이다. 중국은 패망한 북한을 중국의 식민지로 접수할 것이고, 일본은 남북전쟁에 소요되는 군수물자를 팔아 제 2의 6.25 특수를 볼테니까 말이다. 1992년 이래 일본은 경제가 쇠락하고 있어서, 부흥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남북을 이간질 해 전쟁을 발발시키고 제 2의 6.25 군수물자 조달특수를 누리는 것이다.
비록 가까운 장래에 남북통일을 못한다해도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은 인내심을 가지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것이 남과 북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위협을 극복하고 동반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북평화를 위해 간절한 편지를 쓴다. “지금 처한 현실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 할지라도 평화를 위해 끝까지 인내하며 남북이 서로 협력하여 교류발전해 나가자”라고. 황동규 시인의 시처럼 차거운 눈이 그치고 아름다운 희망의 꽃이 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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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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