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20여년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테크놀로지가 발전해 나가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약대를 졸업을 하고 나서 미국 시골약국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한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시골에 있는 약국에 가서 근무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기회가 되어서 일을 해본적이 있다. 그때 시골에는 인터넷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가 얼마 되지 않아서 일일이 타자기로 타이핑을 해서 환자의 차트를 만들었다. 처방전도 의사분들이 직접 종이에다가 자필로 써서 사인을 해서 환자에게 건네 주던 때였다.
그때는 지금처럼 약을 한달치나 3개월치를 의사분들이 써주지 않았었다. 시골의사분들은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분들이 많아서 환자 분들과의 관계가 한 식구처럼 느껴지던 때였다. 그래서 그때는 약을 한달 치 혹은 3개월치를 처방하지 않았고 2주나 최대 3주치를 처방해주고 나서 환자들을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고 피검사를 하고 그랬었다.
그러나 시대가 급속도로 변화해 가면서 의료분야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특히 지금도 모르는 보험 관계가 너무나 복잡하게 연관되어서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는 것은 상상도 할 수 가 없다.
또한 생활도 바빠지고 시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처방전이 한달 치 혹은 3개월치로 나온다. 심지어 리필까지 하면 1년치 처방전을 받을 수가 있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약의 양을 처방전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에 사시는 분들이 한국에 가서 1년치 처방전을 한국에 계신 의사분들에게 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러면 한달 치 약과 3개월치 약 중에 어느 것이 좋을까? 이런 질문을 환자 분들에게서 요새는 많이 받는다. 여기에 대한 정답은 없다. 왜냐하면 일단 이 복잡한 보험이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부부라도 개개인의 보험의 적용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남편 혹은 부인의 3개월치 약을 보험에서 적용을 해주는 반면 본인의 보험은 3개월치가 안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일단은 제일 먼저 보험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로 개개인의 성향이 한달치가 좋은 지 3개월치가 좋은지를 알아야한다. 일단 한달 치 약을 가져가는 것의 장점은 약의 양이 작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약을 하루하루 잘 챙겨 먹고 있는지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미국 의사 분들 중에는 한달 치 처방전만 써주시는 분들이 많다. 한달 치 약의 단점으로는 일단 3개월치 약보다 약간 더 비싼 경우이다. 마치 자동차 보험료가 1대 보다는 2대가 싼 것처럼 말이다.
또 한가지 단점은 한달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약국에서 약을 가져간 것이 얼마 전 인 것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나가서 약국에서 전화가 온다는 것이다.
그러면 3개월치 약의 장점은 약을 조금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새와 같이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는 약을 자주 타러 갈 필요가 없어서 좋은 점이고 또 경제적으로 조금은 절약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일단 약의 양이 한 번에 많이 나가기 때문에 약을 제때제때 생각을 하면서 챙겨 복용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에 지나면서 약이 점점 쌓이게 된다. 이렇게 점점 집에 약이 쌓여져 가면 약을 복용하는 것을 거부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서 결국에는 병을 다스리기 위해서 처방전을 받은 약을 버리는 경우까지 일어난다. 그래서 환자 본인의 건강을 지킬 수 없게 되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다. 이렇게 한달치와 3개월치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본인의 성향을 알고 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통해 처방전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보험은 약국에서 알아보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한다.
문의 (703) 495-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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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윤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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