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40) 제주마 <상편>

선사시대 때 3줄로 걸어간 말 발자국이 바닷물에 돌표면이 수천년 동안 씻겨 나가면서 노출됐다. 말 발자국이 사람 발자국과 함께 같은 신석기시대를 거친 제주섬에는 최소 3번 화산재가 덮였는데, 연대측정 기술에 의하면 사계리 해안가 화석의 퇴적층은 지금으로부터 약 1만5,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됐으며, 사람 발자국의 형성 연대는 약 7,600∼6,8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개처럼 사람의 얼굴 표정과 바디랭귀지를 잘 읽는 제주마는 야성석인 본능과 높은 지능의 호기심으로 주변을 경계한다. 제주마들이 역동적으로 뛰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제주마문화연구소장 장덕지 박사가 바닷물에 돌표면이 수천년 동안 씻겨 나가면서 노출된 신석기시대 말 발자국과 사람발 자국을 탐사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제주마문화연구소장 장덕지 박사. [Photo ⓒ 2021 Hyungwon Kang]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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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사람 발자국 화석’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우리 인류 기원과 진화를 보여주는 사람 발자국과 동물 발자국 화석산지(濟州動物化石産地)가 있는 제주 해변에는 동물과 사람 발자국이 바닷물에 돌 표면이 수천년 동안 씻겨 나가면서 노출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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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사람의 얼굴 표정과 바디랭귀지를 잘 읽는 제주마는 야성석인 본능과 높은 지능의 호기심으로 주변을 경계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개들처럼 장난을 치는 제주마들. [Photo ⓒ 2021 Hyungwon Kang]

[Photo ⓒ 2021 Hyungwon Kang]

이빨로 가려운데 긁고, 땅에 뒹구는 제주마는 강아지가 노는 것같이 자연스럽고 사람의 표정을 잘 읽는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제주도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는 지구상에서 ‘사람 발자국 화석’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우리 인류 기원과 진화를 보여주는 사람 발자국과 동물 발자국 화석산지(濟州動物化石産地)가 있다. 수많은 동물과 사람 발자국 위로 화산재가 덮여서 화석이 되었다가 바닷물에 돌 표면이 수천년 동안 씻겨나가면서 노출된 발자국들 중에는 말 발자국이 사람 발자국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았던 흔적이 보인다.
신석기 시대를 거치며 제주섬에는 화산재가 송악산에 3,800년 전, 비양도에 4,500년 전, 그리고 성산일출봉에 5,000년 전 등 최소 3번 덮였는데, 방사성동위원소 연대 측정 기술에 의하면 사계리 해안가 화석의 퇴적층은 지금으로부터 약 1만5,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되었으며, 사람 발자국의 형성 연대는 약 7,600∼6,8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람의 얼굴 표정과 몸짓(body language)을 가장 잘 읽는 동물 중의 하나인 개를 인간이 가축화한 시기는 약 2만년에서 4만년 전으로 학자들이 보는데, 개처럼 사람의 얼굴 표정과 바디랭귀지를 잘 읽는 말의 최초 가축화는 중앙아시아 초원(steppes) 유목민들이 기원전 4,800년 전에 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중앙아시아 초원 스테프 루트(The Steppe Route)를 통해서 고조선 시대부터 이미 유목민들과 교류를 해온 우리 조상들의 선사시대 때 발자국이 말 발자국과 같은 장소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은 제주마의 고대성을 말해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제주 토종말은 흔히 조랑말이라고 불리거나, 키가 작아서 과실나무 밑을 지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의 ‘과하마(果下馬)’ 또는 ‘토마(土馬)’라고도 불리었는데, 오늘날의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마는 몽골군의 제주도 주둔의 결과물로, “1276년에 원나라에서 보내온 대완마(大宛馬)를 포함한 좋은 말 160필이 제주마와 섞이면서 잡종강세(hybrid vigor)가 일어나 제주에서 우수한 말들이 나왔다”고 한다. 잡종강세란 잡종이 생육·생존력·번식력 등에서 양친보다 우수한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백제의 담로(擔魯)로 속해 있던 탐라국이 고려로 편입되면서 제주도에서 나서 키운 말은 육지로 보내졌는데, 고려 때는 100년 동안 약 3만 마리 정도가 원나라로 보내졌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주마(濟州馬)는 거의 야생마나 다름없다”고 제주마문화연구소장 장덕지 박사는 말한다. 제주마의 우수성은 말굽이 단단하고, 소화기능이 건강하며, 번식이 잘 된다.
말의 생명인 발굽에 설치하는 신발이라고 할 수 있는 편자는 제주마에게는 필요가 없다. 제주마는 자연적으로 굽이 단단해서 편자를 쓰지 않는다. 화산섬인 제주의 자연환경에 잘 적응해서 진화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과 경찰이 들여온 서양의 대표적인 온혈마 더러브레드(Thoroughbred) 말을 제주도에 들여오면서 제주에 편자를 박은 말이 생겼다.
일제강점기부터 냉혈마 제주마와 더러브레드 종을 교잡한 잡종말이 생겨났고, 해방 후에는 서울경마장에서 퇴역하는 말을 제주로 들여와 잡종말을 만들어냈는데, 1990년 이후에는 중국 지역을 통해서 몽고말들을 들여와 비육시켜서 말고기를 일본으로 수출하는 사업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잡종말이 생겨났다. 제주의 모든 혼혈마를 통틀어서 한라마라고 부른다. 요즘 한라마는 제주마보다 조금은 온순하고 몸체가 길어서 승마용으로 인기가 높다.
한라산이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제주마가 백록담까지도 자유롭게 오르내렸고, 70년대 농기계의 등장 전에는 농가에서 2-3마리씩 키우면서 임신한 암말도 농업용으로 쓰기도 했는데, 이처럼 말을 이용해 밭일을 하는 제주의 목동을 가리켜 ‘테우리’라고 부른다. 지금은 한 농장에서 수백마리를 기르는 집단사육을 한다. 요즘 제주마는 경마용과 승마용, 아니면 고기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제주 속담에 “말궤(퉤)기론 떼 살아도 쉐궤기론 떼 못산다”(말고기로는 끼니가 되어도 소고기로는 끼니가 못된다)라는 표현이 있다. 말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육감으로나 미각으로 말고기 중 제주마 고기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말 언제 잡암수광?”이라는 제주 사투리는 ‘언제 말을 도살합니까?’라는 질문인데, 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위는 간과 대장이다
말은 쓸개가 없고, 쓸개즙이 간에 들어있어 다른 동물의 간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맛이 있다고 한다. 말의 대장을 검은지름이라고 하는데, 말지름(기름)은 불포화 지방산(unsaturated fatty acid)으로 건강음식이다. 말기름은 민간요법으로 화상치료와 화장품의 원료로 쓰인다.
[제주마 이야기 다음주 계속]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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