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기업 3분의 1 도입, 코로나 팬데믹 속 확대
▶ 주당 32시간 단축 법안도 생산성↓·시기상조 우려도
LA 다운타운에 사무실을 둔 공기업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고 있는 한인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주중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4일만 집에서 일을 한다. 하루에 10시간씩 나흘간만 근무하는 옵션이 있어 선택을 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작된 재택근무가 아직 해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에게 금요일부터 사흘간은 고스란히 휴일이 된다.
100여 년간 이어져오던 주 5일 근무제의 막이 내릴까.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탄력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염원하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토노미(Autonomy)의 잭 켈람 연구원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사회에서 많은 근로자들이 과로로 인해 지쳐있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새로운 근무환경을 경험한 근로자들은 ‘주 5일 출근’이라는 고전적인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켈람 연구원은 “유럽 국가 및 미국의 테크놀로지 회사들이 주 4일제를 도입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주 4일제’로 변화의 물결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전 세계에서 ‘주 4일제’를 가장 진취적으로 이끌고 있는 국가들은 단연 유럽이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했고, 주 4일제 시행 속에서도 기업들의 생산성 오히려 증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외에도 스페인, 덴마크 등의 국가에서는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에 재정 지원이 늘어나는 등 주 4일제 근무 방식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서도 주 4일제 근무 방식은 테크놀로지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인사관리협회(SHRM)가 지난 2019년 2,763명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 전역의 고용주들 가운데 32%가 ‘주 4일제(주 40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또 고용주 중 15%는 ‘주 4일제(주 32시간 이하 근무)’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주 32시간 근무 기준을 주장하는 법안도 상정됐다. 마크 타카노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8월 연방의회에 근로기준법을 현행 주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주 4일제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무 일정이 빡빡해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과 인사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가 컸다.
‘주 4일제’가 가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근로시간 감축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 근로자의 소득 보전 및 양극화 감소,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민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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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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