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 나기 힘들었지만 초고속으로 이불 속에서 빠져 나와 겨우 지각은 면한 날이다. 퇴근해서 남편이 따 놓은 매실을 보면서 많지는 않아도 나의 기쁨을 소담스럽게 해주었다. 술을 넣어 매실주를 담그고 이제부터 마실 날을 기대해 본다.
자연은 거짓이 없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그런데 우리네 인생살이는 콩을 심어도 팥이 나오고 팥 심어도 콩이 나오니 "이거가 뭐여" 한다. 살면 살수록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 것을 알게 되고, 특별히 답은 없지만 무엇을 심었던, 나온 대로 감사히 먹는 것이다.
가끔은 질질 끌고 다니는 과거의 무게도 각자 깎아 놓은 절벽으로 떨어트려야 하고 그 무게 만큼이나 가볍게 살아야 한다. 살아서도 천국을 구경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는 굳이 행복 하려는 생각, 아니면 불행 하다고 생각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이 주는 무책임 같은 뉘앙스를 뒤로 하고, 물 흐르도록 사람의 도리를 지키며 사는 소박한 삶이 매일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농부는 거두어 드릴 추수의 날을 상기 시키며 가슴 벅차고 행복하게 넉넉히 씨앗을 뿌리고, 새들은 어디서 날아 왔는지 떼를 지어 날아와 씨앗을 먹어 치운다.
농부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가을에 넉넉한 추수를 맞이 할 것을… 이것이 삶에 이치에 가까운 우리네 모습이라 생각 되어진다. 오랜 친구를 만나면 정겨운 것 처럼, 시냇물을 보고 있노라면 그냥 정겹다. 시냇물은 깊은 곳, 좁은 곳, 돌이 많은 곳이든, 주위를 둘러 보지 않고 흐른다.
얼마나 평온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유유히 흐르는가.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해 마음에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그 스트레칭은 누가 나를 위해 해 줄 수 없는 것으로 단호히 나 자신 일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면역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삶을 통해 의식이든, 무의식적으로든 축적 해 놓은 자생에 힘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짐을 챙겨 등에 메고 나를 살아간다.
<박옥규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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