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새 영화 ‘‘황금’’(Gold) ★★★½ (5개 만점)
▶ 매우 거칠고 사실적이며 긴박감 넘치고생존^인간의 강인성을 보여주는 도덕극

두 남자가(왼쪽이 잭 에프론) 땅속에 묻힌 황금덩어리를 손으로 파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호주의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간의 탐욕의 본성과 파괴성 그리고 그 것의 참담한 종말을 군더더기 없이 얘기한 박진한 스릴러로 할리우드의 ‘프리티 보이’ 잭 에프론이 피부가 터진 얼굴에 상거지 꼴을 하고 나와 필사적인 연기를 한다.
분위기가 ‘매드 맥스’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가까운 미래가 시간대로 우화 같은 느낌을 주는데 매우 거칠 정도로 사실적이며 긴박감이 가득하다. 스릴러이면서 아울러 인간의 생존과 인간 정신의 강인성 그리고 신뢰에 도덕성에 관한 도덕극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또 마지막 장면에 뜨거운 태양열기 속에 캘리포니아의 데스 밸리에서 친구였다가 욕심 때문에 적으로 변한 두 남자가 비극적 종말을 맞는 상영시간 4시간 20분짜리 에릭 본 스트로하임의 걸작 무성영화 ‘탐욕’(Greed·1924)을 연상케도 한다.
사막 한복판에 있는 버려진 마을의 잡화상 겸 정거장에 다리를 저는 맨 원(이름이 없다-잭 에프론)이 도착한다. 거친 피부에 반짝이는 눈을 한 그는 여기서 자기를 ‘컴파운드’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맨 투(감독 앤소니 헤이즈)를 찾는다. 맨 원은 보다 나은 삶을 마련해 준다는 전단을 보고 ‘컴파운드’로 가는 것인데 맨 투는 그런 맨 원에게 거기 가면 죽도록 고생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영화의 전반부는 고물 픽업트럭을 모는 용병과도 같은 맨 투와 차에 탄 맨 원간의 역동적 관계를 그렸는데 둘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어딘지 불안하다. 사막을 달리던 차가 고장이 난다. 둘이 차에서 내려 수리하던 중 맨 원이 저 멀리 흙 속에서 광채를 내는 물체를 발견한다. 둘이 현장에 가보니 황금덩어리가 아닌가.
둘은 함께 손으로 금덩어리를 땅 속으로부터 파내려 하나 힘이 부쳐 트럭과 금덩어리를 체인으로 연결해 파내려 해도 안 된다. 인근 마을에서 굴착기를 가져오는 수밖에 없는데 맨 원이 남아 금덩어리를 지키기로 하고 맨 투가 트럭을 몰고 떠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에프론의 원 맨 쇼가 된다. 맨 원은 열기와 추위와 들개와 전갈 그리고 모래 바람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금덩어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그의 이런 생존 투쟁이 긴박감 강렬하고 처절하도록 실감이 난다. 그리고 맨 원은 느닷없이 나타난 떠도는 정체불명의 여자가(수지 포터) 자기를 도와주겠다는 제안도 거절한다.
맨 원이 가진 위성전화로 맨 투가 늦어지겠다고 연락을 하는데 과연 맨 투의 속셈은 무엇일까. 끝 부분의 반전이 아찔하다. 에프론이 영육을 모두 투척한 맹렬하고 강인한 연기를 하는데 보기가 힘들 정도다. 그가 혼자 영화를 짊어지고 간다고 해도 되겠다. 관람등급 R.
<
박흥진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선생님 글읽고 한시간 넘게운전해서 Lynchburg Virginia 까지가서 단한번만 상영) 보고왔는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