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극화 심화 우려 속 내달 결선서 당선인 결정 전망
남미 내에서 우루과이와 함께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라는 평가를 받는 칠레에서 16일(현지시간) 대선이 치러진다.
가브리엘 보리치(39) 대통령 후임으로 내년 3월부터 4년간 인구 2천만명의 칠레를 이끌고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모두 8명이다. 칠레에서는 대통령 중임제(연임은 불가)를 택하고 있다.
이중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한 인물은 칠레공산당 소속 중도좌파 연합의 히아네트 하라(51) 후보와 강성 우파로 분류되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9) 후보다.
지난 6월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투표에서 집권당 소속 카롤리나 토하(60) 전 내무장관을 압도하며 칠레공산당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여당 지지를 받는 이정표를 쓴 하라 후보는 현 보리치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학 학생회장 출신이다.
미첼 바첼레트(74) 전 정부(2006∼2010년·2014∼2018년) 시절 사회보장부 차관(2016∼2018년)을 지낸 데 이어 보리치 정부 출범 때부터 최근까지 노동·사회보장부 장관(2022∼2025년)으로 일했다.
장관 시절 주 40시간 근무제와 연금 개혁을 주도한 그는 유세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복지 강화와 정부 지출 확대 등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급진적 공약 대신 칠레공산당 지도부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하라 후보는 10대 때부터 몸담았던 칠레공산당 탈당 가능성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현지 일간 라테르세라는 보도했다.
변호사 출신의 카스트 후보는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3번째 대선에 도전한 저명한 정치인이다. 하원에서는 내리 4선(2002∼2018년)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언행이나 정치적 스타일이 비슷한 그에 대해 칠레 언론들은 '극우주의자'라고 표현한다.
예컨대 카스트 후보는 과거에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해 국경에 도랑을 파야 한다"라거나, 군부 독재자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 정권의 '경제적 유산'을 높이 평가하는 등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카스트 후보는 다만, 자신보다 더 노골적인 극우 이념을 드러내는 유튜버 출신 요한네스 카이세르(49) 후보의 막판 인기몰이와 맞물려 최근 지지율 약화 흐름을 타고 있어서 우파 에블린 마테이(72) 후보 지지층을 비롯한 중도파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엘메르쿠리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정치판 양극화 심화 우려 속에 다음 달 14일 결선에서 하라 후보와 카스트 후보 간 맞대결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칠레 대선에서는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 양자 대결을 펼친다. 여론조사에서 5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후보가 없었다.
칠레비시온 방송은 "최근 설문에서 다수의 응답자가 불안한 치안 문제 해결을 차기 정부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면서, 무당층 유권자들이 '믿을 만한 사회 안전망 구축 가능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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