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떠난 슬픔 견디며 ‘소중한 꿈’ 키워
▶ UC 오픈서 전종목 은메달 경력
미 체조계의 떠오르는 샛별, 타바사 임양의 어머니 임인자씨는 때로 딸에게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지 않니"하고 물었다.
"아빠가 무척 그리워요. 하지만 지금은 해야 일이 너무 많아요. 아빠가 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린다면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요." 올해 15세 소녀의 답변 속에서는 비장한 결의마저 느껴진다.
임씨는 가든그로브 소재 수정교회에서 목사로 재직, 아시안들의 친교모임을 이끌었다. 젊었을 때 서핑을 즐겨했으며 건강한 모습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열살이나 젊게 보였던 임씨는 99년 5월 희귀한 심장 이상으로 딸의 성공을 축하해 주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54세.
정신적인 후원자였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아픔을 겪어야 했던 임양. 그러나 그 날 이후 한번도 눈가에 이슬을 내비치지 않았다.
임양이 마음 속에 내재해 있는 슬픔을 감내해 가며 꿈을 성취하기 정진하는 스토리가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들 모두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어바인 소재 노스우드 고교에 재학중인 임양은 한인 4세로 지난달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진 US오픈 체조대회에서 개인 전종목 부문에서 은메달을 차지, 미체조계의 희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대회에서 빼어난 실력을 과시, 오는 10월28일 벨기에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체조대회에 미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함으로써 전세계 체조계 요정으로서 등극이 가시화되고 있다.
임양은 또한 피겨스케이팅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간직하고 있어 잘하면 한인들은 임양이 세계 스포츠계의 신데렐라로 부상하는 가슴 벅찬 경사를 지켜보게 될지도 모른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임양의 재능을 천부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마음의 아픔을 내색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임양의 태도에 더욱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포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가 포기하는 나를 보시길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자신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임양의 체조 훈련장에 언제나 동행, 임양이 훈련을 받는 동안 자신도 운동을 하면서 기다리는 딸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표현해 왔다. 임씨는 사망 당시 집에서 쓰러져 UC어바인 메디칼 센터로 급송됐으나 곧 운명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봤던 임양은 "아빠, 제발 일어나"라는 말만 반복했다. 집에 돌아와 방문을 잠그고 슬픔에 잠겼던 임양은 아빠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남겼다.
"아빠가 언제나 나를 지켜 봐줄 거지. 아빠를 땅에 묻었지만 아빠의 꿈이자 나의 꿈마저 땅에 묻을 수는 없잖아. 이를 이룰 때까지 결코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야."
임양은 매일 오전 4시30분 기상, 오후 11시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학교, 체조 연습장, 피켜스케이팅 연습장을 순환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숨가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고된 하루를 견뎌내는 임양의 마음 속에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숨겨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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