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할머니에서 40대 후반의 주부, 점잖은 50대 신사가 모여 앉아 기타를 퉁기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기타는 ‘청소년들이 가지고 노는 악기’쯤으로 우리에게 인식돼 있는 탓인지 지난 10일 밤 포모나의 인랜드교회 2층에서 모인 이들 어른들(?)의 얼굴에서도 청소년 못지 않은 열정이 엿보였다.
이날은 인랜드교회 기타반이 지난 1월부터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10시까지 40여주 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선보이는 종강식 및 발표회 자리였다.
강사는 이 교회 이근종 집사(45), 학창시절 독학으로 배운 기타지만 프로에 못지 않은 실력으로 이 교회 찬양팀을 2년간 맡아 이끌어온 끝에 지난해 3월부터 기타반을 개설했다. 처음에는 최병수 담임목사 등 4명의 수강생으로 출범했지만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지난해말 종강식에서는 11명을 배출했다.
기타는 악기 중에도 리듬악기로 음악의 기초를 다지기에 가장 좋은 악기, 1년 정도 연습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칠 수준은 된다는 것이 강사 이씨의 설명이다. 당초 올해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수강 희망자들이 많아 내년에도 계속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회 석상에서 이씨는 "기왕 내친김에 수강 희망자가 단 한사람이라도 있는 한 기타강습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씨는 찬양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일이 즐겁다 보니 일주일 중 월요일 저녁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털어놓았다.
20명으로 출발한 올해 기타반 강의에서 수료생은 15명, 그중 13명이 여자고 2명만이 남자다. 30대 후반의 박경순씨가 막내고 올 여름 환갑을 맞아 동료 수강생들로부터 장미 60송이를 선물 받은 박영자 권사가 최고령자다. 수강생들 가운데는 노방전도나 찬양사역을 위해 기타를 배우는 이들도 있다. 동양선교교회 신도로 선교사가 되기 위해 뒤늦게 신학대학에 등록했다는 유정수·혜란씨 부부가 대표적인 예로 매주 토요일 LA 다운타운을 찾아 이곳에서 배운 기타로 찬양선교를 하고 있다.
리버사이드에 사는 류청일씨(53), 기타반 청이점 중 한사람으로 뒤늦게 배우는 기타가, 기타를 통한 찬양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어’ 월요일 저녁이면 멀리 테메큘라의 비즈니스에서 포모나의 교회까지 한걸음에 달려온다고 한다.
인랜드교회에서 열리는 강의지만 이 교회 신도들만 수강하는 것은 아니다. 15명의 졸업생중 8명이 타교회 신도고 비신도도 있다. 그러나 찬양을 위주로 기타 강의를 하다보니 비신도도 6개월만에 하나님을 믿게 되더라고 이씨는 귀띔한다. 한 달에 한번 생일파티에서는 가요도 한 곡씩 살짝 배울 수 있다. 2002년 강의는 1월21일 저녁 7시30분에 시작한다. 관심 있는 사람은 (909)923-9880(오후3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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