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김대중 대통령 방문 등 굵직굵직한 일들도 많았지요. 그러나 시카고는 무엇보다 한인들의 의식이 타지에 비해 성숙한 곳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한국 외무부 본부 감사담당 심의관으로 20일 귀임하는 김봉주 시카고 부총영사(51)는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외무부에 들어온 이래 독일, 필리핀, 스위스,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 16년간 근무한 김부총영사는 제네바 근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우루과이 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때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에 근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회의가 자정에야 끝나는 때도 있었거든요. 쌀거래를 비롯, 국익이 걸려있는 일이라 온통 촉각을 곤두세웠기 때문에 회의가 끝나면 파김치가 됐었어요.” 그는 외교관이라는 직분은 일에 대한 보람도 크지만 이면에는 자녀들에 대한 우려와 아픔이 항상 같이 하는 직업이라고 했다.
“유럽 아이들은 미국 아이들처럼 타국인들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거든요.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된 큰 딸을 데리러 갔는데 친구들과 어울려 있던 아이 모습이 왠지 ‘외톨이’ 같았어요. 그런데 하루는 큰 아이가 본토 발음에 가까운 프랑스어 발음을 자랑하지 않겠어요. 본인이 학교 행사때 프랑스어로 말하면 갑자기 장내가 조용해진다나요.”
이사짐을 자주 싸야 하기 때문에 힘든 면도 있지만 다문화, 갖가지 새로운 상황들을 접하면서 그는 배운 것도, 얻은 것도 많다고 했다. 특히 매일 발생하는 새로운 일들에 대해 신속히 대처할 수 있을만큼 오랜 해외생활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가 개인적인 큰 수확이라고 했다.
“큰애는 공부도 잘하고 있고 인터넷의 발달로 친구 문제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 학교에 한번도 다녀보지 않은 둘째가 걱정입니다. 한국에서는 학교규율이 엄격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벌써부터 귀국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거든요.”
이임할 때마다 아이들 생각이 가장 먼저 난다는 김 부총영사는 1999년 8월부터 시카고 총영사관에 부임, 총영사를 보좌하면서 정무, 평통 업무 담당 이외에 외교관들과의 회합 주선 등의 일을 담당했다. 서울대 독문과 4학년 재학시절,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입부한 김부총영사는 부인 윤종옥씨(47)와의 사이에 아현, 영현 두 딸을 두고 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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