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저녁이던 17일 밤 TV 뉴스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2개나 들렸다.
하나는 시카고 나이트클럽에서 싸움이 나면서 경비원들이 가스총을 쏘자 놀란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2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뉴스도 본국에서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대구의 지하철에서 50대가 방화를 하면서 전동차에 불이 붙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불에 타거나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고 실종했다는 소식이 서울발로 들려왔다.
다음날 본국지에 대서특필된 내용을 보노라면 어떻게 이같은 대형참사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폐쇄회로 TV에 화재 발생이 잡혔는데도 재빨리 대처를 하지 못한 점과 불이 난 것을 알고도 전동차가 화재 현장에 진입을 한 것등은 재난 불감증에 빠진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디서나 터지는 휴대전화 탓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가족이나 친지에게 고통을 호소하는 전화를 건 내용을 읽노라면 당시 상황이 머리에 떠올라 진저리가 처진다.
딸이 엄마에게 전화를 해 연기가 차서 숨을 쉴수 없다고 호소하고 막내가 부모에게 전화를 해 불효자식을 용서해 달라고 하고 전화가 끊어졌을 때 그 전화를 받은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빨리 구해달라는 소리를 듣는 부모의 마음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까. 한달전 결혼한 새댁이 남편에게 전화해 사랑한다고 말하고 전화가 끊겼을 때 남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시카고 나이트 클럽에서 사고가 난후 베이지역의 대부분 방송들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나이트 클럽을 순회하며 비상시 대피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당국의 안전규정은 어떠한지를 점검했다. 또 사고가 나지 않을때에도 심층취재 프로그램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을 가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점검해 보고는 한다.
미국에서 음식관련 검사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또 비상구 시설에 대한 점검이 엄격한지를 비즈니스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다.
20년동안 이곳에 살면서 본국에서 들려온 대형 재난사고만 해도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삼풍사고, 성수대교 사고, 대구 지하철 폭발, 비행기 추락, 기도원 화재.... 이번에는 지하철 화재등 모두 수십명에서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고였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본국의 언론은 사고후 연일 크게 보도하고는 끝이었다. 당국의 대처도 마찬가지다. 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유가족에게 고위 공무원이 나와 사죄를 하고 보상금 문제를 논의하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잊혀져 버리고 만다.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곳에 대한 예방책 논의는 없다고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핵문제와 북한에 대한 송금문제, 반미 문제등으로 연일 외국의 언론에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한국이 이번에는 대형 참사로 또다시 외국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언제까지 사후약방문을 계속해야 대형 참사를 막고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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