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경제력이 어느 정도나 되어, 여기까지 와서 자녀를 교육시키러 왔는지 모르겠다만, 가능한 네가 벌어서, 여기 비싼 생활비를 보태고, 되도록 고국의 돈을 갖다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자손을 잘 키우고 싶거들랑, 엄마인 너부터 실천하기 바란다." 30년 전에 맨 손으로 이민 오셔서 안정된 경제력을 창출하신 이모부 님은, 도착 첫날, 저녁상에 야무진 교훈을 박아주셨다.
마음고생, 몸고생을 할 각오는 했지만, 아무거나 먹고, 아무거나 입고, 무슨 일이든지 하라니... 호미하나 달랑 들고, 한여름 뙤약볕에 긴 밭을 일궈야 하는 콩쥐 같다는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청량한 태양 햇살은 핏기 없는 내 얼굴을 사정없이 까마귀 발자국을 만들어 가는 따가움을 피부로 느끼면서, 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구나. ‘이 세상에 가장 오래 살아남는 종은, 환경에 잘 적응하는 우수한 종만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연구는, 남의 땅에 더부살이하는 이민사의 개척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손에 물 안뭍히는 일을 찾으려니, 천만의 말씀 나만의 착각! 미국의 음식도 배울 겸 돈도 벌량, 샌드위치 삽에 나갔다, 6시간동안의 내리 선 자세의 설거지는, 밤마다 끙끙대며 서울 생활의 허영 끼를 털어 냈다..맛따라 삼천리, 일년에 한번은 떠났던 해외여행, 티셔츠 하나에도 명품 마크, 겨울에는 스키요, 여름이면 갈매기랑 할랑할랑, 빛 좋은 개살구 인 줄도 모르고 누렸었다. 커다란 무쇠 솟단지 같은 미국 땅에 와서 보니, 내 나라가 조그만 냄비 였던거를... 내가 정말 사람이라면, 내 나라에 폐 끼쳐서 안 되겠구나.
이모네 집에서 아이들도 잔디깍기, 집 청소를 하며 용돈을 벌었다. 달팽이 조각이 튀기고 잔디 찌꺼기를 뒤집어쓰면서도, 용돈을 받고 흐뭇해하는 아이에게 "얘, 너 서울에 있으면, 공부에 방해된다고 물까지 떠다 바칠텐데, 이런 노동하는 게 힘들지 않니?". 아이는," 그러니까 서울의 친구들이 불쌍한 거죠 노동의 힘듦과 그에 따른 보람을 체득할 기회가 없잖아요, 그러니, 쉽게 돈을 벌려고만 하고 부모에게 의존하고 그게 어려우면 나쁜 짓이라도 하게 되는 거죠."
배우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자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신념으로, 아이들을 독려하며 이모부 님이 주신 커다란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노력하였더니, 조금씩 조금씩 허밍버드의 날갯짓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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