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 한인상의 마련, 오클랜드 경찰국과의 간담회
▶ 질문과 건의사항 사전조율 없어 항의성 질문만 속출
이스트베이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이천희)가 주최, 지난 7일 저녁 오클랜드 영빈관에서 열린 경찰국장 초청 간담회는 한인들의 안전을 위한 몇가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냈지만 이날 행사에 한인들의 참여가 부족해 ‘차려놓은 밥상도 받아먹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우선 이날 행사에는 한인 참석자가 모두 30여명으로 노인회원 10여명과 EB상공회의소 이사 10명, 이스트베이한인봉사회(KCCEB) 관계자, 그리고 취재진을 제외하면 일반 한인은 서너명에 불과했다. 한인들이 많이 운집해 ‘세 과시’를 기대했던 참석자들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특히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종교계에서는 전혀 참석자가 없었다. 이에 대해 이천희 상의회장은 "이스트베이지역 각 교회에 팩스로 행사를 알렸다"고 말했으나, 한 참석자는 "교계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간담회에 참석한 한인들은 질문과 건의사항을 사전에 조율하지 못해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항의성’ 질문이 속출했다.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통계나 자료 없이 "한인 노인들이 수없이 범죄를 당한다"는 식으로 대책을 요구했다.
오클랜드 경찰국에서는 리차드 워드 국장 이외에 14가 및 텔레그라프지역 경찰반장, 한인 경찰 등 모두 4명이 나와 성의를 보였다. 특히 워드 경찰국장은 질문을 일일이 메모하며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한인 참가자들은 정리된 서면요구를 하지 못하고 경찰의 무성의를 질타하는 식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셋째로, 한인들의 신고정신이 부족한 것도 이날 간담회에서 표출됐다. 노인들은 간담회 하루 전에도 노인아파트 앞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경찰국장에게 항의했지만 실제로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들은 "영어를 못하고 해결되지도 않아서 신고하지 않는다"고 변명했으나 미국사회의 시스템에서는 설득력이 약했다.
워드 경찰국장은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조그만 범죄에도 신고와 항의로 법석인다"면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전화와 편지, 이메일 등으로 시정부를 ‘푸쉬’해달라"고 말했다. 워드 국장은 또 "911으로 신고하면 한국어로 통역할 수 있는 경찰과 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신고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치안확보로 인한 실제적인 혜택이 돌아갈 일반 상공인들의 참석이 미미, 노인들의 안전을 위한 행사로만 인식될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찰 최고 책임자를 출석시켜 한인사회의 관심사를 부각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는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워드 경찰국장은 마켓 스트릿의 오크아파트에 경찰 경비초소를 두고 한인경찰을 한인타운에 집중 배치하며, 노인회 밴의 운전사 채용에 대한 시의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겠다는 등 성의를 보였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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