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내 한 정품 가방업소에서 소비자들이 핸드백을 고르고 있다.
기획취재
‘가짜’가 한인 경제를 좀먹고 있다. 드라마 ‘풀 하우스’ DVD가 최근 여주인공 송혜교를 장나라로 바꿔 합성된 복제본으로 중국 커뮤니티에 돌고있으며 명품 브랜드 관계자들조차 감탄할 정도로 정교한 한국산 ‘짝퉁’의 솜씨가 타운에 나돌고 있다. 이로인해 정품을 파는 양심적 업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골프채·DVD등 불법복제품
작년 세관압수 한국산이 3위
“타운은 가짜 유명 브랜드 천국”
의류·식품업계도 모조품 많아
정품판매 업소 오히려 손해도
최근 연방세관의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압수된 한국산 가짜 유명브랜드 제품은 가격으로 따져 321만9,268달러로 중국, 홍콩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으로 집계됐다. ‘S야드’ 골프채로 알려진 일본 브랜드 ‘세이코’의 경우 공인딜러가 LA의 ‘올림픽골프’와 ‘골프타운’, 오렌지카운티의 ‘오렌지스포츠’ 등 단 3곳이지만 S야드가 줄잡아 5∼6곳에서 팔리자 지난해부터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림픽 골프’의 케빈 조 매니저는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서 진짜와 가짜가 섞여 들어온다”며 “가격 질서가 흐려져 정품을 파는 업소들이 입는 타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의류업계에선 주류 및 한국의 유명 브랜드 디자인을 모방하는 것이 관행으로 고착돼있다. 지난달에는 한인 원단·봉제·프린팅 업소 10여 곳과 대형 백화점 등 80여 업체 및 업자들이 무더기로 특정 한인업체의 디자인 또는 상표를 도용한 혐의로 피소되기도 했다.
다운타운의 C주니어 의류업체 관계자는 “한국서 유행한 제품의 프린트를 그대로 찍어 팔거나, 법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유명 디자인의 패턴을 약간만 바꾸는 상황”이라며 “업주들이 장기적인 발전에 저해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충분한 인력고용 등 투자의 한계 때문에 눈높이를 낮춘다”고 말했다.
또 제조날짜가 없거나 유통기한을 조작한 식품을 구입했다 분노하는 소비자 사례는 언론사에 접수되는 단골제보다.
식품도매업체 ‘CJ아메리카’의 최동환 부장은 “최근 한국서 ‘다시다’와 디자인이 유사한 타사 제품이 유통돼 생산 일체를 금지시켰으나 미주에선 팔리고 있다”며 “유통기간은 식품업체의 판매정책에 따라 길어질 수 있으나 소비자들이 퀄리티를 불신, 결과적으로 한인식품업계에 부작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인들의 주력업종 중 하나인 영화대여업계가 최근 불법 DVD로 몸살을 앓으면서 업주들은 ‘한인업계는 가짜 천국’이라는 자조를 내뱉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인쇄소에는 복제본 용으로 앨범 재킷과 라벨의 대량복사주문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드라마 정품 DVD를 파는 ‘DVD 코리아’의 김성민 사장은 “갈수록 복제본이 퍼져 두눈박이가 외눈박이 나라에 간 느낌”이라며 “장사하는 입장에서 카피의 유혹이 커질 땐 법 지키면서 영업한다는 것에 대한 위기감마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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