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크렌셔와 워싱턴 인근 스리랑카 불교사원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한 스리랑카인들이 이번 지진해일로 숨진 피해자들의 영혼을 위해 기원하고 있다.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한 27일 오후 LA의 스리랑카인 130여명이 금세기 최대규모의 해일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한 모국의 슬픔을 나누기 위해 한인타운 인근 크렌셔와 워싱턴의 ‘스리랑카 불교사원’에 모여 들었다.
남가주의 스리랑카인은 5,000여 가정으로 이들은 해일 참사를 전해듣자마자 전화기에 매달렸다. 아가스티 라나싱히는 “밤새 전화를 건 끝에 이모 한 분이 바닷물이 몰려들어올 때 재빨리 지붕 위로 대피해 살았다는 소식을 확인했다”며 가슴을 쓸었다. 그러나 한 신도는 “조카 일가가 아직 행방불명이란 소식을 접했다”며 눈물을 지었다. 사원의 대표 승려 피요난다는 “직간접 피해를 입지 않은 신도가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스리랑카의 1인당 국민소득은 연간 947달러. 대학을 나와도 취업할 데가 없어 ‘빈곤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회만 닿으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어 참사 뒷수습이 더 난감한 상태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 미국 거주 자국민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피해복구에 가장 필요한 현금 지원을 호소하고 스리랑카인 개개인의 참여는 물론, 주변 미국인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해 줄 것을 부탁했다.
수소폭탄 270개를 동시에 터트린 것과 같은 위력의 지진이 동반한 최악의 해일로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등의 LA공관들 역시 천재지변 발생 다음날인 27일에도 쉬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문의 때문에 슬퍼할 겨를도 없는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지진해일로 86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LA 태국 커뮤니티도 위성 생방송으로 전해지는 본국 뉴스에 촉각을 기울이며 본국 피해자를 돕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여만명의 태국계 이민자가 살고 있는 LA의 태국 영사관은 대책회의를 갖고,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지역에 8개의‘구호 센터(Helping Center)’를 설치, 본국에 보낼 구호성금 조성 캠페인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LA지역에서는 태국 불교 사원과 남가주 태국인연합회 등을 통해 구호성금을 모금할 예정이다.
태국 영사관 이신손 영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태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라며 “내년 초까지 본국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구호성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LA의 리틀 타이에서는 태국계 이민자들이 식당 등에 모여 위성으로 생방송되는 태국 뉴스와 인터넷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피해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며 가족과 친지의 안부를 서로 묻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방콕 출신인 판 수와신다는 “가족들이 남부 해안지방으로 휴가를 가는 경우가 있어 어제 안부 전화를 걸었지만 갑자기 전화량이 많아져 통화를 할 수 없었다”며 “이렇게 큰 재난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말로 안타까워 했다. 노스 헐리웃에 위치한 가장 큰 규모의 와타이 불교 사원은 내년 1월1일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태국 피해자를 돕기 위한 구호 성금 접수는 태국영사관(Royal Thai Consulate General, 주소 611 N. Larchmont, Los Angeles, CA)에서 받고 있다. 문의(323)962-9574∼9574
<김경원·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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