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버팔로는 생후 18개월 돼서야 처음으로 웃었다. 베일리는 출산예정일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났다. 조산아다. 그래서인지 기이한 질환을 앓고 있다. 심장에서 폐로 연결된 혈관이 수축돼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병이다. 가느다란 혈관으로 피를 흘려보내기 위해 오른쪽 심장이 정상보다 두배 가까이 부풀어오른다. 어린아이에게는 보통 심각한 증세가 아니다. 약간 웃더라도 베일리의 심장에는 상당한 무리가 간다. 치료를 하지 않았더라면 귀여운 베일리는 살 수 없었을 게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한 베일리 얘기는 계속된다.
생후 1년 내 사망률 높은 폐 질환 유아
실험대상 14명 1년간 복용 후 모두 생존
‘혈액순환 강화’ 원리… 제약사 대규모 연구착수
장기복용 시 공격적 행동·망막장애 등 부작용도
베일리의 어머니 미카(23)는 “우리 아이를 이렇게 살려 두고 있는 것이 진정으로 인간적인 행동인지 담당의사에게 여러 차례 물었다”고 했다.
의사들은 처음에 베일리의 상태가 호전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전통적인 치료로는 베일리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들은 마침내 비전통적인, 다소 모험적인 방법을 시도했다. ‘고개 숙인’ 남성들이 복용하는 바이애그라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의사들이 이를 말했을 때 베일리의 어머니 미카는 “농담하지 말라”고 반응했다.
“우리 아이를 상대로 그런 약을 쓸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화가 났지만 분을 가라앉히고 아이를 생각했다. 대안이 없었다.
아이를 살리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미카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바이애그라 사용을 허락했다.
바이애그라를 갈아 체리 향이 나는 시럽에 타서 하루 세번 복용하도록 했다. 약을 먹자마자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느려졌다. 그리고 며칠만에 처음으로 베일리가 웃었다. 바이애그라 복용 몇 달만에 폐로 연결되는 혈관의 압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부풀었던 베일리의 심장도 정상으로 변했다. 지금 세살인 베일리는 매우 약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태가 안정되면 1년 동안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베일리는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놀 정도가 됐다.
성기능에 장애를 갖고 있는 성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시판되고 있는 바이애그라가 이처럼 어린이들의 질환에 효과를 낼 줄이야. 1998년 바이애그라가 처음 나왔을 때 환호한 것은 베일리 같은 어린이가 아니라 1,600만명의 ‘고개 숙인’ 남성들이었다. 그런데 이 바이애그라가 엉뚱한 특효약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바이애그라의 효능을 시험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 약을 1년간 먹였다.
이 약 덕분에 아이들이 평소보다 4배나 먼 거리를 걸었다. 이 질환의 어린이들은 생후 1년 내 사망하는 비율이 37%인데 이 실험에 참여한 어린이 14명은 1년이 지나도 모두 살아남았다.
바이애그라를 만든 제약회사 파이저는 이 약이 폐 질환과 같은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도 효험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피의 흐름을 왕성하게 함으로써 성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이 약이 어린이들의 혈액순환을 돕는다는 점에서 원리는 동일하다.
미국 내 수백명의 어린이들이 이 약을 복용해 왔다. 그러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별 치료방법을 찾지 못하는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이 약을 복용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어린이에게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부모는 약을 복용한 자녀가 좀더 과격한 행동을 한다고 얘기한다. 또 의사들은 바이애그라를 오래 복용하면 망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바이애그라의 효능을 인정한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사는 세살 애비 셔우드는 몇 발짝 걸으면 바닥에 넘어지곤 했다. 심장이 너무 심하게 뛰고 더 이상 걸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바이애그라가 애비의 삶을 확 바꿨다. 집 주변에서 자전거를 힘차게 타도 별로 지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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