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78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상법
동성애·정치·테러 등 다룬 인디 작품들 평가 관심사
5일 열리는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은 대만계 앙리 감독의 게이 카우보이 로맨스 드라마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이 받을 확률이 가장 높다. 이 영화가 이 두 부문 외에 수상후보에 오른 나머지 6개 부문(각색, 남주연, 남녀 조연 등)에서 얼마나 더 오스카를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작품상을 타면 이는 1969년 카우보이 모자에 부츠를 신은 맨해턴의 남창(존 보이트)이 고객에게 몸을 파는 드라마로 X등급(미성년자 관람불가)을 받은 ‘미드 나잇 카우보이’가 작품상을 받은 이래 오스카 최초의 획기적 사건이 된다. 보수적인 아카데미가 주류 밖의 세계를 인정하는 쾌거인 셈이다.
이번 오스카상의 신데렐라로 혼자 3개 부문에서 수상후보에 오른 조지 클루니가 과연 몇 개의 상을 탈지도 관심거리. 클루니는 매카시즘에 대항한 CBS-TV의 언론인 에드워드 C. 머로의 드라마 ‘굿 나잇, 앤 굿 럭’(Good Night and Good Luck)으로 감독상과 각본상(공동) 후보에 그리고 석유와 테러와 정치음모의 드라마 ‘시리아나’(Siriana)로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클루니가 상을 받게 되면 다음 관심사는 부시를 증오하는 그가 수상 소감에서 과연 반정부 발언을 할 것인가 하는 점. 이번 쇼에서 정치적 문제로 흥미 있는 점은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팔레스타인 영화 ‘파라다이스 나우’(Paradise Now)가 상을 탈 것인가 하는 사실. 자살 테러 임무자로 선정된 두 팔레스타인 청년의 고뇌를 그린 이 영화는 이미 골든 글로브상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에서는 유대계 회원들이 대다수인 아카데미에 이 영화를 최고작으로 뽑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남자 주연상은 작가 트로먼 카포티가 베스트 셀러가 된 ‘냉혈’을 쓰는 과정을 그린 ‘카포티’(Capote)에서 주연한 필립 시모어 하프만이 탈 것이며 여자 주연상은 전설적 컨트리 가수 자니 캐쉬와 후에 그의 아내가 된 준 카터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인 ‘워크 더 라인’(Walk the Line)에서 준 카터로 나온 젊은 리스 위더스푼이 받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번 오스카 쇼의 가장 큰 화제는 누가 무슨 상을 탈 것이냐 라는 점보다 과연 TV쇼를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볼 것이냐 라는 점.
‘브로크백 마운틴’ 외에 작품상 후보에 오른 ‘카포티’ ‘굿 나잇, 앤 굿 럭’ ‘크래쉬’(Crash) 및 ‘뮌헨’(Munich) 등이 전부 호모, 테러, 인종차별 및 언론 대 정권의 대결 같은 심각한 문제들을 다뤄 본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뮌헨’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인디 작품들로 비인기 영화여서 이번 TV 시청률은 오스카 사상 최저를 기록할 지도 모른다. 사회를 보는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점도 시청률 확보에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할리웃 코닥극장에서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은 하오 4시부터 ABC-TV가 중계한다.
<박흥진 영화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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