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워윅 퀸 메리 2 선장이 브리지에 마련된 조타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퀸 메리 2’탑승기
18층 높이·300미터 넘는 길이 특급호텔은 비교도 안돼
1,000명 수용 극장 2개 등 시설 대부분 기네스북 올라
승객대비 승무원 비율 1.9대 1로 맨투맨 서비스 가능
35일 크루즈여행 6인가족 “7만달러 전혀 안 아까워요”
8일 정오에 열린 미디어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LA항에 들어서자 ‘세계 최고의 초화 여객선’ 퀸 메리 2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18층 높이에 길이만 300미터가 넘는 거구는 마치 바다에 떠있는 섬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검정색과 붉은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미끈한 선체는 당장이라도 파도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갈 것처럼 날렵해 보였다.
이날 오후 4시 출항을 앞두고 바쁘게 출항준비를 하는 지상요원들을 뒤로 하고 승선수속을 밟았다.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여객선답게 탑승객에 대한 검색도 까다로웠다.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고 각종 질환의 증상이 적힌 설문지에 서명을 한 뒤에야 겨우 승선 대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검역을 맡은 지상요원은 “35일 일정의 이번 항해에는 2,650명의 승객이 탑승할 예정”이라며 “승객들의 건강을 위해 검역은 필수”라고 말했다.
마침내 기대와 설렘 속에 선내에 들어서자 3층 규모의 커다란 리셉션 로비가 눈앞에 펼쳐졌다. 특급호텔 로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호화롭고 거대한 상들리에와 온갖 장식물, 그리고 금빛과 상아색으로 조화를 이룬 로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미디어 투어를 담당한 퀸 메리 2의 선사인 쿠나드사 소속 재키 매튜스 홍보담당은 “오늘 보게 될 여러 시설들은 대부분이 기네스 북에 기록된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퀸메리 2의 규모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퀸 메리 2에는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 2개, 1,3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 도서관, 카지노, 스파 등 일반 여객선에서 보기 힘든 규모의 시설들이 즐비했다.
안내원을 따라 극장, 식당 등 몇몇 시설들을 지나 12층에 위치한 브리지에 도착했다. 사방이 첨단 전자장비로 가득한 이곳은 퀸 메리 2의 운항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처리하는 곳으로 조타실이 있는 곳.
이곳에서 만난 로널드 워윅 선장(65·영국)은 “46년간 바다 위에서 생활한 뱃사람으로서 퀸 메리 2와 같은 세계 최대의 여객선의 선장을 맡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오는 9월 은퇴를 앞둔 워윅 선장은 “지난 2년간 퀸 메리 2와 함께 대서양을 누빈 기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출항 1시간 전인 오후 3시가 넘자 크루즈 여행을 떠날 여행객들이 속속 승선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은 35일간 남미와 남극을 거쳐 뉴욕을 종착지로 하며 발코니가 있는 일반실 요금이 일인당 1만,5000달러에 달하는 고급 여행이다. 쿠나드사는 비싼 요금을 받는 만큼 승객들에게 일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객선의 승객대비 승무원 비율이 일반적으로 2.6대 1인데 반해 퀸 메리 2는 1.9대 1로 승객에 대한 맨투맨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제공되는 식사 또한 일류 주방장들이 조리를 맡아 2,600여 승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고 있다.
이번이 3번째 크루즈 여행이라는 비타 쿡(57·오스트레일리아)은 “가족들과 여러 크루즈를 다녀봤지만 퀸 메리 2처럼 고급스런 여객선은 없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6명의 가족들과 함께 승선한 그는 “이번 크루즈에 7만달러가 넘는 요금을 지불했다”고 말하고 “퀸 메리 2의 고급 서비스를 생각하면 하나도 아깝지 않다”며 웃었다.
한인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크루즈 여행. 하지만 누구든지 퀸 메리 2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크루즈 여행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 확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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