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B교회 축구팀 응원석의 한 50대 여성이 주심의 앞을 막아서면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었다.
심판이 이긴 팀 선수와 악수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냐며 경기에 진 탓을 심판에 돌리고 있는 것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다 투석하는 격이니 어지간히 약이 올랐던 모양이다.
“경기가 끝나면 상대 선수 위로하고 심판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하라”는 것이 매너 규정 제4조라는 내 설명을 콧방귀로 날리면서 본부석에까지 쳐들어와 또 난리 소동이다.
“목사님도 그렇게 축구하면 안되지요” 그저 만만한 게 목사다. “아주머니 그만 하세요. 경기에 패했다고 인사도 안하는 그 교회 선수들한테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세요!”
내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사방의 시선들이 본부석으로 쏠린다.
이크, 목사님들은 다 점잖은 줄 알았는데 웬 천둥 번개냐. 깜짝 놀란 그녀가 토끼같은 눈을 하며 바싹 달려든다. “아줌마라니요?”
갑자기 무시하고 싶은 생각에 그만 실언을 하고 말았다. “그럼 처녀예요?” 그러자 얼굴이 창백해지는 그녀를 주위 사람들이 강제로 돌려 세운다.
옆에서 지켜보던 부대회장이 그녀의 뒷통수에다 대고 냅다 소리를 지른다. “내가 그만 두는 한이 있어도 다음 번에는 저런 팀 절대 안 받을 거다” 그후 그녀와 한 교회 소속인 대회장이 대신 사과한다면서 이렇게 귀띔해준다. “현재 권사 피택을 받아 놓은 상태라 아줌마란 소리에 그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목사도 아저씨요 대통령도 그냥 할아버지다. 내가 누구라는 문신을 이마에 새겨 넣지도 않았는데 교회 직분을 벼슬처럼 대접 못해주는 사람이 어디 나 하나 뿐인가?
한성호 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