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WBC 준결승에서 0-6 대패
김병현의 실투 하나에 한국이 울었다. 한국은 18일 샌디에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준결승에서 7회초 김병현이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지기 시작, 장단 11안타를 얻어맞고 0-6으로 대패, 꿈의 결승무대 진출이 좌절됐다.
신기에 가까왔던 김인식(감독)의 마운드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자, 6연승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일본리그 올스타로 뭉쳐진 일본을 3연파한다는 것은 역시 힘들었다. 서재응이 5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의 마술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서재응의 공을 이어받은 전병두는 7회초 선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불끄기에 나선 김병현은 1사후 대타 후쿠도메 고스케에게 통한의 우월 2점 홈런을 허용, 0-2 리드를 빼앗긴 뒤 한국은 더 이상 싸울 의지를 찾지 못했다.
파죽의 6연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야구의 신화는 이로써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됐고 한국에 두 번이나 ‘죽었다가 살아나’ 운좋게 4강 티켓을 챙긴 일본은 20일 쿠바와 원년 우승을 다투게 됐다.
두 번이나 일본을 물리쳤던 한국 입장에서는 무척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이미 도쿄, 애너하임대첩으로 불릴 만큼 전승을 거둔 한국 입장에서는 `이겨야 본전’이었지만 자포자기 상태에서 기사회생한 일본은 `보너스 게임’으로 부담없이 뛸 수 있는 경기였다. 또한 같은 팀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는 것은 역시 힘겨운 일이었다.
서재응과 우에하라 고지의 선발대결로 팽팽한 긴장이 깨진 것은 7회초였다. 일본은 선두타자 마쓰나카 노부히코가 두 번째 투수 전병두로부터 우월 2루타를 터뜨려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긴급 투입된 ‘잠수함 투수’ 김병현은 다무라 히토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으나 이어 대타로 나선 후쿠도메 고스케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맞아 일본이 2-0으로 앞섰다.
일본은 계속된 공격에서 오가사와라가 몸에 맞은 공으로 출루한 뒤 사토자키의 2루타로 1점을 보탰고 미야모토, 니시오카, 이치로의 연속 3안타가 이어지며 2점을 추가, 단숨에 5-0으로 달아났다. 일본은 8회초에도 선두타자 다무라가 솔로아치를 그려 6-0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1사 뒤 많은 비가 내려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중단된 경기는 45분만에 재개됐지만 한국은 이미 풀이 죽은 타선이 끝내 살아나지 않아 영패를 피할 수 없었다. 이날 패인은 팀 타선이 4안타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고 일본은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한국 마운드를 공략했다.
일본 선발로 나선 우에하라는 7이닝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에하라와 정면 대결한 한국의 선발투수 서재응은 5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했으나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투수들이 난조를 보인게 아쉬웠다.
4타수 3안타로 일본 공격을 주도한 이치로와 1회 2루타를 날린 이종범은 이번대회에서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비가 내리는 속에도 4만2천639명의 대관중이 입장해 한국과 일본으로 나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수적 우위를 차지했던 한국 응원단은 경기가 중단된 시간은 물론 끝난 뒤에도 펫코파크 주변에서 밤늦도록 `대∼한민국’을 외치며 진한 동포애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