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립 기후센터 보고서-지구온난화, 위기의 국립공원들
서부지역 눈 빨리녹아 홍수
고산지대 산불, 만성적 가뭄
야생동물 생태계 질서 파괴
해수면 상승 해안공원 수장
2030년에는 알래스카로 빙하관광을 떠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으로 그때쯤이면 빙하가 완전히 녹아버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역시 위기에 처해 있다. 조슈아 트리가 점차 줄어들어 이대로 방치할 경우 30년 이내에 공원의 간판을 내려야 할 판이다. 빙하 국립공원이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뿐 아니라 옐로스톤과 요세미티를 비롯한 서부지역 국립공원 12곳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심각한 존폐위기를 겪을 전망이다.
이같은 주장은 환경문제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요약, 국립 자원방어위원회 기후센터와 로키산 기후기구가 25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담겨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지구의 평균 대기온도는 지난 한 세기 동안 화씨 1도가 상승했다. 이는 개솔린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개스가 대기 중에 막을 형성함으로써 지상의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이른바 온상효과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서부지역의 온도는 전체 평균보다 2배 가량 빨리 올랐다. 이로 인한 1차적 자연재해로는 산불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특히 5,000피트 이상의 고산지역에서 산불 발생이 빈번해지고 강도 역시 높아졌다. 1988년 발생했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대화재가 그 좋은 예에 속한다.
1970년이래 정상보다 3주 가량 눈 녹는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협곡에 홍수가 지는 사례가 빈번해진 반면 일찌감치 습기를 잃어버린 서부 고지대에선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졌고 물을 찾지 못해 산 아래로 내려가는 야생 동물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털복숭이 새앙토끼 파이커라든지 큰 뿔 산양 등이 집단으로 서식지를 뛰쳐나와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 서부지역에 공급되는 수자원의 4분의3은 눈 녹은 물로 채워진다. 그러나 기온상승에 따라 눈이 일찍 사라지는 탓에 서부지역은 만성적 가뭄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고온과 가뭄이 인간은 물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남서부지역에 위치한 메사 버드 국립공원의 삼림은 고온과 가뭄으로 송두리째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지구 온난화로 극지대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 바닷물이 해안가를 꾸준히 잠식하고 있어 골든게이트 국립 레크리에이션 에어리어 등지가 물에 잠길 위기를 맞게 된다.
보고서는 국립공원들이 직면한 위기와 관련, 지구 온난화를 유발시키는 오염원 배출을 제한해 공원에 가해지는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연방 의회가 앞장서 시급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규 기자>
위기에 몰린 12개 국립공원
▲옐로스톤(이하 소재지: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요세미티(캘리포니아) ▲글래시어 국립공원(몬태나)▲로키마운틴 국립공원(콜로라도)▲밴더리어 내셔널 모뉴먼트(뉴멕시코)▲데스밸리(캘리포니아)▲글렌캐년 내셔널 레크리에이션 에리어(유타, 애리조나)▲골든게이트 내셔널 레크리에이션 에리어(캘리포니아)▲그랜드 테턴(와이오밍)▲메사 버드(콜로라도)▲마운트 레이니어(워싱턴)▲노스 캐스케이즈(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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