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환목사(뉴욕새빛교회)
우리는 곧잘 엄마 치마폭에 감싸여 자라는 아이를 보고 마마보이라고 합니다만 세상이 발달할수록 이런 증세가 더 심해지는 느낌입니다. 이런 증세를 왕자병이나 공주병이라고도 말하는데, 그러면 그런 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무슨 병자라고 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왕자병, 공주병은 제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그런 병자 뒤에는 그 병을 조장하는 어리석은 부모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목회를 하면서 이따금 아이들에게 너무 엄한 목사가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물론 그 말은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로부터 듣는 말이었는데 정말 목사의 마음을 몰라주는 억울한 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말을 듣는 원인 중에 하나가 비교적 아이들에게 사근사근하지 않은 제 태도가 문제의 시작입니다.
예컨대 주일예배를 위시해서 모든 예배시간에 아이들이 소란을 피우면 그것을 묵과하지 않았던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말씀을 전하다가도 아이들이 일으키는 소란스러움이 있으면 말씀을 중단하고 그 소요가 진정되어야 말씀을 계속했습니다. 그럴 때는 아이들의 부모가 얼굴이 빨개지고 민망스러워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다른 참석자를 위해 소란스런 사태를 빨리 수습하도록 촉구합니다. 어떤 목사님은 그런 일이 벌어져도 설교를 계속 하라고 조언을 해줍니다만 저는 수양이 덜 되었는지 그럴 때 설교를 계속하면 저 자신부터 무슨 설교를 하는지 알 수가 없고 듣는 이들도 집중이 안 되어 예배의 분위기는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목사가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이 반드시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공연히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대중 앞에서 늘어놔야 되는 줄 아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안 볼 때는 시선도 주지 않다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호들갑을 떨며 아이를 껴안아주고 너스레를 떨면 그것을 사랑이라고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아이들을 마마보이로 만들어갑니다. 아니 아이들보다 그 부모가 더 심각한 환자가 되고 맙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그 아이가 잘 자라서 하나님 앞에 귀한 일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시하고 훈계하는 일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부모들의 점수는 한국인 부모들이 제일 낮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천방지축으로 뛰고 까부는 아이들을 향해 한 마디 주의를 주면, 애들 기죽인다고 되레 언성을 높입니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 선생님, 선배나 어른들을 통해 그렇게 혼이 나고 매를 맞고 살아왔지만 지금 기죽어서 못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당장 기죽는 것만 생각하지 그 기를 살리려다가 나중에 부모를 업신여기는 불효한 인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남의 집에 가서도 그렇습니다. 갓난애라면 모를까 남의 집에 데리고 갈 때는 미리 주의를 단단히 주어야 합니다. 초청의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 아이들의 시끄러움으로 회식의 분위기가 깨져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따금 저희 교회를 방문하시려는 분들 중에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에 관해 질문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 교회는 아직 그렇게 좋은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교회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만,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들의 교육은 어디까지나 부모님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교회에는 예배를 드리러 간다는 인식을 심어주시기 바랍니다. 일주일 내내 학교나 집에서도 잡지 못한 아이들의 교육을 주일날 한 시간 교회에서 잡히기를 바라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때문에 덩달아 교회생활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자세부터 고치시기 바랍니다. 보다 엄격한 훈계로 아이들을 다스리려는 생각이 더 큰 사랑의 결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씨알머리 있는 아이, 장차 커서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지금 해야 할 어른들의 책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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