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초대 한국선교사들이 전해 준 복음이나 한민족이 받은 기독교는 저들이 영혼의 양식을 삼고 또한 도탄의 나라를 살리기에 부족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을 합방한 일제는 개인의 신령한 은총과 구원을 강조하는 영적인 기독교와 나라 사회를 구하는 정치적인 구국의 기독교를 구별하고, 전자만을 강조했다.
일제는 날이 갈수록 더 한국교회가 다만 비사회 비정치 탈역사 초현실적인 신령한 종교활동만을 허락했고 끝내는 신사참배 강요와 핍박을 가중하기에 폐쇠되는 교단이나 교회가 속출했다. 일제에 협조하는 친일의 교회나 기독자들 외엔 생존하기 어려웠다.
이런 신령한 반쪽의 기독교는 해방을 맞아 다시 초대교회의 온전한 기독교로 소생하는 듯 했으나, 6.25전쟁이 발발하고 이어 군사독재 정권이 계속되면서 민족이나 국가사회를 구하려는 기독교는 찾을 길이 없고 영혼을 구하고 천국에 가게 하는 신령한 기독교만 활개치기에 이른 것이다. 군사독재자들은 저들을 지지 협조하는 교권주의자들과 합세하여 일제시대부터의 정교분리 정책을 또다시 악용했다.
물량적인 성장은 했으나 초대한국교회 신앙과는 아주 다른 변절된 모습을 보였다. 개인의 신령한 은총과 축복의 기독교가 되게 했다. 따라서 소위 기독교 진리라는 저들의 메시지는 오늘 변질된 한국교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예수만 믿으면 모든 재앙이나 어려움은 물러가고, 오복과 같은 축복을 받아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잘 살고 죽어 천당에 들어간다는 보장이다. 인간이 겪는 모든 재앙이나 고통은 제거되고 오직 물질적 축복을 받고 만사형통하며 죽어 천당에 들어가 영생한다는 보장이니 이 보다 더 달콤한 종교가 또 있겠는가? 더욱이 6.25전쟁으로 헐벗고 고생하며, 군사독재자들의 억압과 인권의 탄압에 신음하며 시달리던 백성들이었기에, 이런 제화기복과 오복축복을 보장하는 신앙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많은 민중들이 교회에 몰려들고 목사들은 이러한 대중들에게 신의 이름으로 축복하기에, 한국교회는 해방이후 특히 군사독재치하에서 오늘에 이르면서 대부흥을 이루어 막강한 기독교세가 되게 했다.
이런 오복의 축복을 약속하고 보장하는 목사의 수법이 비상할수록, 그런 교회엔 신자들이 몰리고 헌금은 넘치며 더 큰 교회당을 짓는다. 하여 교회당이 클수록 성공의 상징이기에, 교회마다 더 큰 궁전같은 교회당을 짓기에 열성이다. 이런 교회당의 종탑에는 네온의 십자가가 세워지기에 한국 특히 대도시의 밤하늘엔 이런 네온으로 가득하단다. 이런 교회들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부패한 나라의 소금 노릇을 할 수 있기를 바라나 오히려 그 반대라기에 문제는 심각하다. 예수만 잘 믿으면 오복을 보장하고 덕망 명예까지 얻으며, 편안하게 살다가 죽어서는 천당까지 가게 된다기에 신나는 종교다. 설령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세상을 잘 못살고 있을지라도, 내가 예수만을 잘 믿기에 하나님 앞에 의롭게 되고, 더 이상 다른 걱정은 필요도 없다. 예수가 보혈의 피로 내 죄를 씻고 구원을 약속하고 천당복락으로 인도하기에, 그저 행복하게 살면 된다.
어떤 복이든 정성으로 기도하면 이루어지기에 교회는 소원성취의 기도들로 가득하다. 한국의 새벽기도가 세계에 알려지고, 새벽강단과 기도소리가 길 밖에까지 요란하나, 그 기도란 대부분 가난과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자신들의 소원을 들어달라는 정성과 열심을 다한 기도 소리다. 자식 잘 되고 건강하며 대학입학이나 취직되게 해 달라는 것이요, 남편 크게 성공하고 승진하며 월급도 자리도 올라 더 잘 살게 해 달라는 등의 기도이기에 누구도 꾸중할 일은 못된다. 자동차도 더 고급차로 바꾸어 사게 해주고, 아파트나 집도 평수가 좀 더 많은 것으로 바꿀 수 있고 더 부자촌으로 이사할 수 있으며 무서운 질병에서 보호해 달라는 등의 기도이기에 누가 나무랄 성질의 기도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인간고에서의 해방이나 생활유지가 아니라 더 많은 물질적 축복을 원하며 욕구충족을 위한 것기이에, 예수의 생과 십자가의 종교와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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