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존슨 비취의 바다 앞에 서서 달빛을 받은 밤바다를 바라봅니다. 거친 바람 탓인지 외로움 탓인지 자꾸 눈물이 나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감정들이 마음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되지, 일어나 청소를 시작합니다. 세월의 먼지를 훌훌~털어 내고, 얼룩진 과거는 말끔히 씻어 내고, 쓸데없는 기억은 내다 버리고, 망가지고 부서진 마음의 상처는 수리중입니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는 것, 내 소유처럼 서로 구속하지 않는 것.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간격이 왠지 싫다고,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가까이 두려고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외로움이 있고, 아무와도 나누어 가질 수 없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나는 그 외로움을 알고 있습니다. 그 아픔 그 미움도 알고 있습니다. 자존심 하나 버리지 못해 잘 지워지지 않는 통증 같은 눈물도 알고 있습니다.
가끔 나 자신만을 위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나를 통찰하는 시간,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통해 내 영혼이 쑥쑥 자라는 것을 느낍니다. 자신의 몸을 위해 매일 일하고, 먹는 것, 관리하는 것 그리고 휴식과 수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훈련은 우리의 마음에 평안을 주며 우리 영혼을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영적 성장을 위해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사역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존재하며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것입니다. 사역이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맡겨진 사역에 앞만 보고 일하는 열심이 특심인 열정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사역에 몰두하여 열정을 쏟다 보면 사역을 시키시는 하나님보다 하는 사역에 더 몰두해 있을 때는 반드시 쉽게 탈진하고 허탈해지기 쉽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눈물을 많이 흘립니다.
흐르는 눈물을 감추느라 돌아서는데 찬바람에 솟아오른 눈물이 앞을 가려 바다의 표정은 또 바뀌어 버립니다. 가슴을 때리는 파도 소리, 캄캄한 무대, 낡은 조명 하나가 덜 깨진 채 무대를 지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멀리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작은 배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깜빡거리며 희망을 노래합니다. 지나고 나면 그 때는 아픈 상처였는데 지금은 잘 아문 아름다운 흉터로, 그 때는 슬픔과 회한의 덩어리였는데 지금은 기쁨과 감사를 알게 하는 이정표가 되어 주는 삶. 마음 비우기를, 미움과 욕심 버리기를 열심히 연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통의 시간에 뿌린 씨앗 처음 자리로 돌아가면 길이 다시 보입니다. 긍휼, 관용, 자비, 온유, 용서, 인내...비상시를 위해 사랑에 필요한 씨앗을 넉넉히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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