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뉴저지 베데스다교회)
성경은 맨처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사로부터 시작된다. ‘혼동’과 ‘공허’와 ‘흑암’은 이 세상에서 창조되기 전의 ‘무의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 구절은 성경 전체를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의 기초가 된다. 성경적 구원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가 인간 속에 나타나 죄와 죽음 속에 버려진 인간들을 구원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구원 이전의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죽은 자요, 무의 존재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의 삶의 원리의 배경이 된다. 피조물 된 인간은 항상 무에로의 전락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간다.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 느끼는 존재의 위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를 바라보고 의지함으로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 오히
려 그 무의 상태가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 나타나는 시작과 배경이 될 수 있다. 창세기를 비롯한 오경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종살이를 벗어나 가나안 땅 문턱에서 전쟁을 앞둔 시기에 기록되었다. 이들은 눈앞에 주어진 엄청난 과업 앞에서 억눌린 마음, 무의 심정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창조의 기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하나님을 다시 의지해야 하는 이스
라엘 역사의 배경에서 기록되었다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시시때때로 창조 이전의 어둡고 텅 빈 심정을 가질 때가 있다. 이때 하나님의 창조의 사건은 믿음과 용기의 원천이 될 것이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가 처한 혼돈과 공허 속에서 창조의 역사를 계속하신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계속적 창조’를 이루는 도구요 선봉이다.이런 성경적 원리를 소홀히 여길 때, 사람들은 이 텅 빈 현실 속에서 ‘스스로’나서 자기 구원을 성취하려 한다. 타락한 인간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대신 자기 자신이 구원
의 주체인 것처럼 살려고 한다. 성경은 하나님만이 ‘스스로 계신 분’임을 증거 한다(출3:14).
어느 인간도 이 세상을 스스로 살 수 없는 한계를 갖는다. 사람은 스스로 살기를 택하면서,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가 앉게 된다.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토록 하나님의 능력과 구원을 체험했으면서도, 결국 우상숭배와 도덕적 이탈로 멸망당하였다. 우상숭배와 도덕적 이탈, 이 두 가지 죄목은 한 가지 원천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살기를 선택한 것이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은 곳에 반드시 우상이 존재하게 되고, 우상숭배는 도덕적 이탈의 씨앗이 된
다. 하나님의 절대적 명령이 사라진 곳에는 도덕적 명령도 함께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 안의 우상숭배는 너무나 교묘하고 은밀하기 때문에 그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교인들은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기 보다는 ‘물질’과 ‘자기만족’을 중심에 두기 쉽고, 목회자는 ‘자기 성취와 만족’을 삶의 중심에 두기 쉽다. 그것이 ‘하나님의 축복’의 이름으로 교회 안에 유행하고 있지 않나, 우려의 마음을 갖게 된다.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적은 다른 데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과 기쁨이요, 그 나라와 뜻을 이루는데 있다. 피조물인 인생이 창조주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이 축복이요, 그 무한하신 은혜에 보답해서 자원하여 그를 섬기는 것이 신앙생활, 섬기는 생활이다. 우상 숭배는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 된다. 옛 이스라엘의 멸망은 역사 속의 교훈이 된다. 북 왕국 이스라엘이나 남 왕국 유다는 정작 멸망당하기 전까지 멸망을 믿지 않았다. 어리석은 자기 신뢰가 멸망으로 가고 말았다. 오늘날 교회와 신앙생활은 이들의 역사적 교훈을 반추하면서, 본래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그 나라와 뜻을 위해 부름 받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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