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첫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세골렌 루아얄(53•사진) 사회당 대선후보가 혹독한 후보검증 과정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번에도 ‘외교실언’이 도마에 올랐다.
루아얄은 지난 22일 퀘벡분리주의를 대표하는 퀘벡당(PQ)의 앙드레 부아클레르 당수와 만나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루아얄은 퀘벡에 대한 호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프랑스와 퀘벡은 주권과 자유를 포함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에 놀란 기자들의 추가질문이 쏟아졌다. 루아얄의 발언이 정책적인 의견인지, 실언인지 가려내기 위한 것이었다.
루아얄의 발언은 극도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인 퀘벡의 독립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치기에 충분했다. 루아얄의 발언 뒤 1시간 만에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는 성명을 통해 “외국의 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민주적인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아주 적절치 못한 행위란 점은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사태가 커지자 루아얄은 라디오방송 ‘유럽 1’과의 인터뷰에서 “내정간섭 의도는 없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문제는 루아얄의 ‘외교실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달 초 중국을 방문한 루아얄은 “프랑스 사법제도는 중국의 법체계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가 사형제를 시행하는 인권침해국인 중국으로부터 배운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거센 비난을 들어야 했다. 지난해 12월 레바논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헤즈볼라 소속 의원의 반미 발언에 맞장구를 쳤다가 “외교감각이 없다”는 혹평을 초래하기도 했다.
루아얄의 잇따른 말실수에 대해 AP통신은 가족•환경장관 경력은 있지만 외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는 대선후보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아얄의 비판론자들은 “그는 누구와 얘기하든 언제나 일단 상대방이 듣기 좋아할 답변을 급조해 늘어놓는다”고 일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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