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모든 물체에 아니마(anima)의 정령이 있다고 믿는 자연숭배 또는 정령숭배의 아니미즘을 기초로 하는 샤마니즘은 유교, 불교나 도교가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4세기 이전부터 한국인의 종교적 바탕을 이룬 신앙이다.
한국인의 정신적 기초를 이루고, 민중의 생활을 지배하며, 다른 종교와의 혼합 속에 한국인의 심성과 문화를 좌우하여, 수 천 년을 내려온 것이 바로 이런 한국의 샤마니즘 무교의 전승이다. 고대 원시인들은 죽음으로 육체를 떠난 영혼이 초인적 능력을 가지고 천지사이를 채우며 인간의 질병과 기근 등의 재앙을 만들기도 하고 복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따라서 영계와 인간 사이의 중재적 역할을 하는 샤만인 무당이 존재하며, 그는 정령과 직접 교통하며 영계를 탐지하고 주장하는 영능을 가지기에, 제사 주술 등으로 재앙을 없이 하고 복을 불러오는 제사와 무당굿을 행사한다. 제정일치의 고대에 이들 무당은 정령들에 봉사하며 사역하는 능력을 가지고 민중의 지도자와 사제들로 역사했다.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자리를 차지한 한국의 무당 샤만들은 세 성물을 가진다. 악령이 싫어하는 방울, 선령이 좋아하는 북, 광명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이들이 굿 할 때 방울소리를 내며 악령을 쫓아 재앙을 물리치고, 북소리로 신령을 불러 복을 가져오게 하며, 거울을 비치며 광명을 구한다.
샤만은 신령에게 제사하는 사제직(Priest), 질병을 쫓는 의무직(Medicine), 길흉을 점치는 예언직(Prophet)을 가진다. 저들은 영계를 지배하는 최고신을 “하나님”이라 불렀고 이는 하늘의 영인 천주로서 온 우주를 지배하는 최고신이기에 그에게 기우제를 드리기도 했다. 한국에서 유
교나 불교가 이런 하늘님, 하나님,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기독교에서도 이런 샤만의 하늘님을 바로 기독교의 하느님, 하나님으로 전했기에 그 포교에 많은 득을 본 것이다.
샤마니즘에선 유일의 주신 개념이 아주 발달하지는 아니했으며 그 하부 제영들이 일상의 인사를 관장한다고 믿었다. 산신, 물귀신, 삼신들이 있고 이들 중에 선령과 악령이 있기에, 선령을 다스리는 백샤만, 악령을 다스리는 흑샤만이 존재하였다. 이런 영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졌고 무당들은 그들의 거처까지 알기에 무당굿을 하는 동안 영들을 불러올 수 있었다. 이들은 우주를 상, 중, 하의 삼층천의 구조로 보고, 상계는 주신과 신
령들이 거처하는 광명한 천상계요, 중계는 인간과 생물이 사는 세상이며, 하계는 악령이 사는 지옥이다. 사람들은 세상에서의 업보에 따라 천상계에 가거나 지옥으로 떨어진다. 저승이나 염라대왕도 샤마니즘으로부터 불교에 전승된 것으로 본다. 주요 관심은 인간은 윤리보다 영계가 조작하는 재앙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하고 복을 불러 잘 살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샤마니즘의 신앙이 단군신화 이후 줄곧 한국인의 마음과 신앙 가운데 자리하였기에, 불교나 유교가 전래되고 성쇠 하던 때에도 불교 유교와 융합하고 그 표현 양식에 얼마의 차이는 있었으나 기본적인 무교신앙은 수천 년 동안 전승되었고, 기독교에서도 별다르지 않았다. 오늘 부흥하고 신도 수나 헌금 물량이 많다고 자랑하는 교회일수록 저들의 주장과 복음의 내용은 샤마니즘의 주장과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한국 샤마니즘이 지닌 제화기복의 신앙과 한국적 오복의 축복이 기독교 신의 이름으로 약속되고, 그런 물질적 축복이 몇 층으로 더 보장되는 듯하다. 어찌 보면 대형교회 목사들이 주장하고 많은 한국 기독자들이 믿는 신앙이란, 한국 샤마니즘의 신앙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몇 수를 더 뜨는 무교의 제화기복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확증 보장되는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