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세상을 어둡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어둡게 보이고, 세상이 밝게 보이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밝게 보입니다. 내 안경이 더러우면 보이는 모든 것이 지저분하게 보이는 것처럼 불평과 불만이 많은 사람은 우선 자신의 마음의 창부터 닦아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지난 1월 날씨가 너무 좋아 3,4월에 피어야 할 과수나무 꽃들이 봄인 줄 알고 예쁘게 활짝 피었습니다. 늦추위가 오면 꽃이 얼어 떨어져 열매 맺을 수 없다고 따뜻한 겨울 날씨를 농부들은 염려했습니다. 우리들도 고추도 매워야 제 맛인데 포근한 겨울은 어쩐지 밋밋하니 싱겁다고들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드디어 동장군이 찾아왔습니다. 새벽기도를 나오면서 어깨가 시리고 온 몸이 오싹~온도계를 보니 화씨 13도. 나도 모르게 “앗 추워~” 연신 춥다며 얼른 들어가자고 보태게 됩니다.
춥고 매서운 바람 때문에 겨울 날씨를 탓하며 꼼짝 못하겠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잔뜩 움츠린 어깨 위에도 근심과 우울한 그림자가 얹혀 있습니다. 며칠 동안의 추위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너무 성급한 걸까요?
누구나 추운 겨울엔 따뜻한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의 고통은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희망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오해로 인한 추위도 봄을 재촉하는 것이라 여기며, 견뎌야 할 것 같습니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후회를 낳고, 상처를 낳고, 더 큰 절망감을 안겨 줄 뿐입니다. 오해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떠나질 마세요. 바보 같은 일입니다.
지난 한 주일 동안 용서에 대해 많은 묵상을 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간단히 응답했습니다. “오직 예수처럼, 살아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의 입은 사랑을 말하면서/ 왜 나의 맘은 화해를 말하면서/ 왜 내가 먼저 져 줄 수 없는지/ 왜 내가 먼저 손해 볼 수 없는지/ 오늘 나는 주님 앞에서/ 몸 둘 바를 모르고 또 이렇게 흐느끼며 서 있네/ 나는 어찌 된 사람인가/ 어찌할 수 없는 이 마음 주님께 맡긴 채로...” 눈물의 찬송은 내 아픔을 씻어 주었습니다. 눈물의 기도는 내 슬픔을, 상처를 녹여 주었습니다.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상대가 먼저 손 내밀기를 원하는 나, 먼저 용서하지 못하고, 상대가 먼
저 용서하기를 원하는 나, 먼저 웃음 짓지 못하고 상대가 먼저 웃음주길 원하는 옹졸한 내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먼저 손을 내밀어 봅니다.
누군가를 판단하고 정죄하여 비판하는 일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용서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 있다면 그 중에 하나가 용서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원수 갚는 것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믿음으로 용서를 선택하십시오. 나 자신을 용서하는데 실패하는 사람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데 실패한 사람은 행복의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좋은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는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이 상대방에게 먼저 용서를 빌어야 하고 상처를 더 많이 받은 사람이 사과를 받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더 많이 받은 사람이 먼저 가서 자기와 혐의 맺은 자를 용서하고 얽힌 것을 풀어야 합니다. 용서는 사랑의 완성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오랜만에 쳐다본 사무실 앞의 은행나무. 어느새 노란 잎사귀를 모두 떨구어 버리고, 추위를 몰고 오는 바람에 묵묵히 서 있습니다. 겨울은 춥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상쾌한 공기, 싱그러운 깨끗함, 춥기에 따뜻함이 항상 동반되는 겨울. 겨울이 있기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좋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