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무교적 한인 성격과 샤머니즘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선 윤성범의 <한국사상과 기독교>와 유동식의 <한국종교와 기독교>가 아주 잘 보여준다. 이 점을 좀 더 상고해 보자. 천지신명이 우리의 운명과 길흉화복을 좌우하기에, 일체의 심사 언동과 신앙생활이 근원적인 신령계에 의존된다.
자신의 운명과 생활에 주체적 책임을 지고 결단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앙도 무당에게 일임하고 중개자인 무당이 자신의 운명을 위해 영계와 교제하여 잘 되게 하여 주기를 바란다. 여기에 한국적 철저한 의타 의존성이 그 심성에 자리하고, 책임적 결단이나 윤리성을 보기 어렵다.
타종교의 수용 이해에도 의타적이서, 윤리적인 실천원리인 유교의 경우도 두드러진다. 유교를 숭상하던 이조는 대국의존의 사대주의가 어느 때 보다 성했고, 선조 제사도 효보다 선조들의 영에 의존하여 현실의 복락을 가져오려는 것이었다. 프로테스탄트의 종교개혁적인 개신교 신앙을 믿고 전수했으나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신앙의인의 교리를 아주 강하게 받고 내세운다. 사람이 어떤 행위나 실천으로 구원 얻는 것이 아니라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고 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사죄 받고 의롭다 인정을 받고 구원을 얻는 것이 인간의 어떤 행위나 선행, 보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예수의 십자가 죽음으로 말미암는다는 개신교 신앙의 중심사상의 하나인 것이 사실이나, 이는 가톨릭 천년이 선행으로 구원을 얻는다면서 다시 유대율법적인 종교로 전락하고 예수의 은혜를 무의미하게 하기에,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한 루터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강조된 것이다.
그러나 “실행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던 야고보서의 가르침은 무시하고, 다만 “믿음으로 의롭게 되고 구원 얻는다”는 로마서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종교개혁 당시의 루터의 역사적 필연성의 의미가 상실된다. 실행과 믿음의 그 어느 하나에 치우치고 다른 하나를 배제하여 균형을 완전히 잃은 신앙생활은 있을 수 없다. 신앙과 삶의 균형, 이는 따로 떨어진 둘이 아니요, 하나다. 둘은 결코 나뉘일 수 없는 것이다. 예수가 하늘의 보좌를 버리고 낮고 천한 인간으로 화육하여 내려온 것도 영과 육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신앙과 삶은 항상 병행해야 되며 신앙 있는 곳에 그 믿음의 실행이, 실행에는 신앙이 전재되며, 어느 하나의 경중이나 배제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절대 신께 복종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적인 실행과 삶이 결여되고 그런 자세를 절대 신앙과 복종으로 간주한다면 이는 신앙적이기 보다 오히려 하나님께 모든 것을 운명적으로 맡겨버리는 무책임한 것이요, 심지어는 인간의 죄와 악까지도 전가하는 무서운 적그리스도적인 소행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복을 받는다는 신앙은 샤머니즘적인 의타적인 것이요, 바로 이런 샤머니즘적인 신앙자체가, 기독교인의 인구는 전인구의 25%에 이르면서도 사회에 아무러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어둡고 타락한 나라에 빛과 소금의 역할도 못하는 까닭이다. 한국인의 성격에 의타적인 면이 강하고 그 신앙 또한 대단히 의존적인 것은 다 수천 년 내려온 한국의 샤머니즘적인 전통의 유산이라 하겠다.
자신의 병약한 요인을 알았기에 참회 변화하고, 본연의 개신교에로의 복귀를 위해 샤머니즘적인 의타성과 의존적인 신앙의 자세를 극복하고 건전한 프로테스탄트의 전통을 되찾아 과감히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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