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목사(동양선교문화연구원 원장)
오늘의 정월 명절을 왜 설날이라 부르게 된 것인가? 이 설의 유래에 대한 설명은 오늘날 참으로 분분하게도 많다. 설이 순 우리나라 말이라 하여 여러 가지로 풀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첫째 설의 어근을 사린다 라는 말에서 찾아 조심하는 날이라고 풀이를 하고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어 딛는 날이라 해설을 한다. 그래서 설날을 한자로 신일(愼日), 즉 삼가는 날이라 했다는 것이다. 둘째 설의 어근을 섧다, 즉 서다 슬프다 라는 말에서 찾아 묵은 해를 보내
는 아쉬운 날이라고 풀이를 하기도 한다. 셋째 그 어근을 낯 설다 에서 찾아 아직 익숙지 않은 낯선 새날이라고 풀이를 한다. 넷째 그 어근을 선다 에서 찾아 선 날, 즉 시작되는 날이라고 풀이한다. 이 선 날이라는 말이 후에 어음화 되어 설날이 되었다는 설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들은 한자로 적합한 뜻의 말이 없기 때문에 이 말이 순 우리말일 것이라 생각하고 이상과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이를 해 보는 것이나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역사적 근거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은 없다. 모두가 추상적인 해석들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놀랍게도 역사적 근거가 확실하고 논리가 분명한 한 가지 해석을 찾아본다. 그것은 바로 설의 명칭이 한문 자로 契(설·맺을 계, 나라 이름 글, 사람이름 설, 애쓸 결)이라는 것이며 이것은 바로 태고의 은나라 황제가 동이(혹은 글안)족 출신의 설 씨였다는 데서 그 유래를 찾는 것이
다.
설 황제가 나라를 세워 놓고 달력을 만들 때 그 직전 왕조인 하 나라 때 정월을 인 월로 지키던 제도를 바꾸어 축 월로 지키게 하고 그 때에 정월을 설 달이라, 즉 설 왕의 달이라 칭하게 했으며 그리고 그 정월 초하루 날을 설날로 정하여 황제의 날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
은 마치 로마황제 쥴리어스 씨-저가 자기의 생일이 든 7월 달을 자기 이름으로 바꾸어 줄라이(JULY) 라고 부르게 한 것과 같다. 이것은 로마를 비롯해서 세계의 모든 제국의 황제들이 때때로 그렇게 해온 일이었다. 그래서 그 설 전통이 후세에 전해졌던 것인데 그러나 한(漢)나라 때
에 와서 다시 정월을 인 월로 바꾸게 됨으로 그때의 설 달은 오늘의 12월이 되고 그때의 2월은 오늘의 정월이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은 음력 12월이 설의 달도 아니고 정월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이름을 설달(섣달)이라 부르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렇게 정월 초하루를 설이라 칭하며 지금까지 명절로 지켜 온 나라가 일찍이 부여 족을 빼고는 우리 한(韓)민족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중국도 일본도 그 어느 민족도 정월을 설이라 칭하며 그렇게 지켜 온 나라가 없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고 그것
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이유는 단 하나이다. 우리가 바로 그 설왕의 후예라는 것이요, 즉 그 설왕이 바로 우리민족의 뿌리인 동이(東夷)족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입증해주는 역사적인 근거는 너무나 많다. 중국 고사변에서 “중국민족의 조상은 바로 동이족이라”한 말이
라든가 맹자 8편에서 “순 임금은 동이족이라”한 것이라든가 또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은 나라는 동이 족의 나라요 주 나라는 화(華), 즉 한(漢)족의 나라”라고 한 것 등등 증거가 너무나 많은 것이다. 그러면 그 설 왕이 과연 동이 족이였던가?
중국 개국 신화에 삼황 오제(三皇 五帝)라는 전설이 있다. 삼황은 천황·지황·인황이고 오제는 황제·전욱·제곡·당뇨·우순이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동이 족이며 은나라의 시조인 설(契)왕도 그렇고 그의 모친인 간적도 모두 동이 족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비의 알을 먹고 설을
잉태했다는 그 간적(簡狄)은 유웅씨(有熊氏), 즉 곰씨 부족의 딸이며 제곡의 둘째 부인 이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이 성장하여 순왕의 뒤를 이어 하(夏)나라를 계승하던 우(禹)왕의 치수산업을 도와 공을 크게 세움으로 마침내 순(舜)이 상(商)지역을 설에게 봉토로 하사 해 줌
으로 그 지역이름을 따서 나라 이름을 상(商 혹 殷)이라 한 것이요 그 후 성탕 왕 때에 와서 하(夏)를 멸하고 천하를 통일하므로 왕도를 은허(殷墟)로 옮겨 나라 이름을 다시 은(殷)으로 고쳤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도 이 설의 이름을 바로 살려 그것을 민족의 전통명절로
지키는 것은 그 자체가 우리 민족의 뿌리를 바로 찾는 일이요 우리 민족의 얼을 바로 세워가는 정신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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