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에 싸 먹으면 감칠맛이 뛰어난 웅어회.
초여름 보리가 노릇노릇해 질 때, 금강, 영산강 하구나 낙동강 삼랑진 부근에는 웅어가 제법 올라온다.
멸치과인 바다 물고기인 웅어는 몸 색깔이 은백색이며, 20cm~30cm의 가늘고 긴 칼 모양을 하고 머리가 작다.이 웅어회로 하여 쌈에 싸 입안에 넣으면 그 감칠맛이 대단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보면 도어는 속칭 위어라고 한다. 크기가 한자가 넘는 밴댕이 무리이다. 고리가 대단히 길고 색은 하얗다. 맛이 아주 달아 횟감으로는 상품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밴댕이 무리라는 것은 잘못 인것 같다.
옛날부터 웅어는 왕이 사는 곳을 그리워 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늦은 봄이나 초여름이 되면 이 웅어를 잡아 궁중에 진상을 했다고 한다. 유득공이 쓴 [경도잡지]에 보면 제어의 속된 이름을 위어(葦魚)라고 한다. 한강의 하류 지역인 행주에서 나온다.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사옹원(司甕院)에서 관원들이 그물로 잡아 진상한다. 민간에서는 생선장수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웅어를 사라고 소리친다.
웅어는 횟감으로 좋다고 적혀 있다. 4~5월이면 궁중요리를 주관하는 사옹원 관리들이 행주나루에 위어소(葦魚所)를 만들어 그 곳에 상주하면서 행주나루에서 위어 잡는 어부들에게 위어를 잡게 하여 궁으로 보내는데, 그 위세와 횡포가 심했다고 한다.위어소에 나온 관리들은 위어를 잡아 왕에게 진상하고 자신과 연줄이 닿는 재상들에게 상납하는 등 그 행패가 심했다고 한다.
조선후기 까지만 해도 행주에서는 봄에서 초여름까지 이 웅어가 많이 잡혀 궁중의 진상품은 물론 고기장수들이 서울 장안을 돌아다니면서 웅어 사려!라고 소리치며 장사를 했다고 한다. 소설가 박종화(朴鍾和)씨는 웅어는 한강 중에도 꼭 행주산성 부근에서만 난다. 5월 단오 상치 쌈을 먹을 때 웅어가 고조 된다. 이것도 서울 사람만 얻어먹는 맛의 하나다.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선유(船遊)를 하면서 웅어회를 먹는 맛은 기막히게 좋다.”라고 했지만 웅어는 영산강, 금강, 낙동강 밀양 부근에도 웅어가 많이 잡힌다.조선시대 나주목(羅州牧)의 어팔진미로 꼽혔다 한다. 특히 나주 구진포에서 잡히는 웅어를 제일로 여겼다고 한다.
웅어는 강 하구에 잡지만 민물고기가 아니라 바닷고기다 고로 민물고기에 기생하는 디스토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회 맛은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뒷맛이 일품이다. 웅어는 회로만 먹을 것이 아니라 칼날같이 푸르고 흰 웅어를 두름으로 낚아서 집으로 가지고 돌아 온 후에 주부한테 주어 난도질을 쳐서 동글동글 단자(團子)를 만든 후에 고추장을 물에 타서 끓여 놓고 상치 쌈을 해서 먹으면 천하일품의 진미다.라고 했다.
이렇듯 웅어는 궁중에서나 일반 백성에 이르기 까지 그 맛이 널리 알려진 민물고기다. 이 웅어회가 정조대왕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상에 올랐다고 [을묘원행의궤]에도 기록 되어 있다. 다만 웅어는 내장과 머리가 적어 매운탕을 해 먹을 수 없고 회와 구이, 단자, 덮밥등 요리가 제한되어 있다.
작년 7월경 필자는 웅어 회와 웅어 단자를 방송으로 소개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철이 지나 뼈가 억세고 육질이 별로 맛이 없었다. 이때 방송에 소개한고양시 능곡 행주호텔 앞 2대 웅어 횟집에서 웅어 맛이 없을 때 방송한 탓으로 미안했던지 갑자기 지난주에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웅어가 제철 맛이나니 한번 와서 드셔 보라는 말에 한 걸음 달려가 된장에 웅어회를 소주 안주로 하여 맛있게 먹고 내친김에 웅어 덮밥을 더 먹고 나니 입안에 감도는 맛도 맛이려니와 포만감에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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