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일품인 숭어회
음악 애호가에게 숭어하면 슈베르트의 최초 실내악곡 피아노 5중주곡 숭어 4악장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낚시꾼에게 잡힐 것이라는 슈바르트의 풍자적인 시에 슈베르트는 1817년 [숭어]라는 가곡을 작곡 했고 2년 후인 1819년 슈타이에른 지방을 친구와 함께 여행하던 중, 평소 슈베르트의 [숭어]를 좋아 했던 이 지방의 음악 애호가 파움가르터너의 요청에 의해 5중주를 작곡 했다고 합니다.
매년 봄이 되면 낙동강 하구와 연해 있는 가덕도에는 ‘숭어들이’라는 어로를 재현하는 축제가 열린다.6척의 목선(木船)들이 숭어가 떼 지어 다니는 물목에 그물을 부려 놓고 기다리다가 산중턱에 망을 보던 어로장이 숭어 떼를 발견하고 “후려 랏!”하고 소리치면 일제히 그물로 둘려 싸잡
아 올리는 재래식 고기잡이 방식으로 ‘육수장망 숭어들이’라 한다.160여 년 동안 계속되어 온 전통 어로 방식이다.봄 강 하구언에서 벌어지는 ‘숭어들이’의 정경과 소리는 봄기운이 감도는 강변에 잔잔히 흐르는 슈베르트의 5중주 숭어 4악장의 음율 못지않은 삶의 아름다움은 자연의 순수가 만든 음악이다.
“산나물이 삽주싹 만은 아닌데 삽주 만을 산채(山菜)라하고, 물고기가 수어(秀魚)만은 아닌데, 수어만을 물고기라 한다. 이것은 속담(俗談)이다.” 조선 초기 문신 성현(成俔1439~1504)이 쓴 잡록(雜錄) [용제총화(?齋叢話)]에 기록 된 내용이다. 숭어는 뱀장어나 은어 같이 바다에서 강이나 하천 상류까지 올라가지 않는다.강구에서 강 하류나 내호(內湖)로 올라가 10월까지 먹이를 먹고 산다.봄부터 강에 올라갔다가 산란기인 늦가을이 되면 깊은 바다로 들어간다. 산란은 가을에서 겨울 동안 내만 연안에서 행한다.사철 숭어를 잡지만 주로 봄에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 갈 때 잡는다.
우리 민족은 숭어를 먹기 시작한지 오래되어 생활과 밀접한 고기라 지역마다 방언도 많다.숭어의 지역 방언이 무려 100여개나 될 정도이다.숭어 요리로 백미(白眉)는 역시 어란(魚卵)이다.3~4월 영산강 하류인 나주(羅州)와 목포(木浦) 사이에서 잡는 숭어의 알로 만드는 어란은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進上)품이다. 겨울에 어름을 깨고 잡는 숭어를 동수어(凍秀魚)라하고, 숭어가 되기 전 어린 숭어를 동어(童魚)라고 부르는데, 해주(海州)지방에서는 이 동어를 잡아 화롯불을 피워 놓고 대꼬챙이에다 동어를 통째로 꿰어서 화로에 죽 돌려 세우면 불기운에 익는다.
2002년 필자가 일본 미야자끼현에 갔을 때 해주의 동어구이와 같은 방식으로 물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이게 바로 해주의 동어구이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한다.동어화로구이는 야들야들하여 한번만 뒤집어 주면 훌륭한 구이가 된다.이를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하고 양념간장을 발라 먹기도 한다.황해도 지방에서는 최고의 진미로 꼽힌다.숭어를 이용한 궁중요리로는 어채(魚採)가 나오는데, 그 어채의 주재료가 바로 숭어다.숭어를 이용한 어채는 1815년 쓰여 진 [규합총서(閨閤叢書)]에 나오며, 1873년의 [진찬의궤(進饌儀軌)에 ‘숭어10미, 곤자선 5개, 표고버섯 2되, 생강4단, 해삼40개, 부아 1부, 석이버섯 2되, 소금 5홉, 전복15개, 달걀15개, 국엽3되, 녹말5되, 생합100개, 잣3홉, 도라지 3되로 기록되어 숭어가
주재료로 되어 있다.
한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849년]에도 4월의 시식으로 어채를 꼽는데, 이 역시 숭어였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숭어 요리로 최고로 꼽는 요리다운 요리는 승기악탕이다.승기악탕에 대해 홍선표(洪善杓)는 [조선요리학]에서 “성종(成宗 1469~1494) 때 허종(許琮)이 의주(義州)에 가서 오랑캐의 침입을 막으니 그 주인들이 감읍(感泣)하여 도미에 갖은 고명을 다
하여 정성껏 맛있게 만들어 바쳤다. 이것을 허종은 승기악탕이라고 명명했다.
여기서 승기악탕은 주재료가 도미였다.
그러나 고종 14년 1877년 [진찬의궤]에는 승기악탕의 주재료가 숭어로 되었다.승기악탕의 재료는 도미, 숭어, 잉어등을 사용한 흔적들이 고요리서에 나타난다. 숭어는 이런 고급 요리가 아니더라도 회 맛도 일품이다.
감칠맛도 감칠맛이려니와 그 부드러움은 여늬 활어의 회 못지않다.회를 먹다 남으면 상추 등 야채와 함께 넣어 초고추장을 넣고 회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그 맛 또한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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