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뉴저지 베데스다교회)
술과 담배는 교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금기시 되어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특히 목사의 경우 담배를 핀다는 것은 목회생활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보여 진다. 외국의 경우 신학자는 물론 목사들이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사진들이 실려 있는 경우를 본다. 술을 금해야 한다고 믿는 분들은 잠언의 말씀을 인용한다. “재앙이 뉘게 있느뇨? 근심이 뉘게
있느뇨? 분쟁이 뉘게 있느뇨? 원망이 뉘게 있느뇨? 까닭 없는 창상이 뉘게 있느뇨? 붉은 눈이 뉘게 있느뇨? 술에 잠긴 자에게 있고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에게 있느니라. 포도주는 붉고 잔에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찌니라.”(23:29-31).
술이 가져오는 해독을 말하면서, 그것을 보지도 말라고 가르친다. 이런 말씀과 함께 서구의 청교도 목사들이 전해 준 가르침이 한국교회에 정착하면서, 한국 교회에서는 술을 금기시하고 있다. 100여 년 전 처음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눈에 한국 사람들은 술을 즐기고 문란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비쳤고, 신자들의 경건한 삶을 위해 술을 금하는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 것은 한국 교회의 경건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일생을 술값으로 없어지는 돈이 절약될 수 있다는 것은 경제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심방을 가보면, 집에 술이 배열되어 있는 가정을 보게 된다. 술에 대한 교인들의 생각은 이중적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공적으로 마시는 것은 금하지만, 가정 속에서 마시는 술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문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술의 문제는 먼저 문화의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서구 교회 사회에서도 술에 대한 생각은 일치되지 않았다. 청교도들은 춤이나 술을 금하는 것이 경건생활의 조건으로 이해했고, 한국 교회는 그 전통에 서 있다. 그러
나 또 다른 전통은 술은 자연스러운 음식의 한 부분으로 이해되고 수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다녔던 신학교에서 화요일 저녁이면 예배와 함께 성찬식을 했고 그때는 알콜이 들어있는 포도주를 사용했다. 한국학생, 미국학생들이 참여했지만, 그 문제를 시비 삼는 사람은 아무
도 없었다. 그 성찬을 집례하는 교수님은 그 복음적 신학과 삶에 있어 그 학교에서 성자로 알려진 교수였다.
예수님께서 행한 처음 기적이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것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떤 목사님은 포도즙을 만드셨다고 억지 해석을 하는데, 성경은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포도주는 유대인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음식의 한 부분이었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사용하신 음료도 포도주였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포도주와 관련하여 “하나님은 우리의 생명을 위해 음식을 주셨고,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포도주를 주셨다”고 말한다. 그러면 포도주는 되고 소주는 안 되는가 하는 것은 술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시키는 것이 될 수 있다. 예수님도 “입에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
이니라”(마15:11)고 말씀하심으로 음식 자체를 부정하다고 판단하지 않으셨다.
유독 한국 사람들이 먹는 문제를 가지고 경건의 문제로 삼는 것은 역설적으로 먹고 못 먹는 문제가 한국 역사와 전통에서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술의 문제는 절제의 문제로 적용하고 더 나아가 건덕의 문제(다른 사람을 실족시키지 않기 위해 술을 금함)로 이해해야 하지, 그것이 경건과 불경건, 더 나아가 죄와 의의 문제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담배의 문제는 그것이 주는 건강상의 해악과 함께, 믿음과 기도로 살아야 할 때, 습관적으로 담배에 의존하는 것은 불신앙과 악습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해야 할 일이다. 예전 아들을 폐암으로 보낸 나이 드신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된다. “담배는 백해무익합니다.”
경건의 생활을 위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먹고 안 먹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언어생활, 절제되지 않은 말, 교만과 욕심이 배어있는 말, 약하고 어린 사람에게 함부로 내뱉는 말이 사람의 심령을 상하고, 더 해치는 것임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자기의 절제되지 않은 말로 주변 사람
의 심령을 상하게 하고서도 무감각한 사람들이 교회 안에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건의 문제는 먹고 안 먹는 문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말과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가, 유익을 주는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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