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과 부작용에 대하여

앞서 이야기 했듯이 스테로이드는 부신에서 만들어지고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작용을 한다.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약”이란 칭송을 받는 스테로이드는 그 효능만큼 부작용도 심각하다. 우선 장기간 사용을 하면 우리 몸은 ‘웬 스테로이드가 이렇게 많아졌지?’하며 부신의 기능을 점차 위축시킨다. 그래서 우리 몸은 서서히 천연 스테로이드를 만들어 내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면 부신의 기능이 상실되고 스테로이드는 외부에서 계속 약의 형태로 공급받지 않으면 신체의 기능이 조절되지 않아 심하면 혼수상태가 되거나 심지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가히 중독 상태가 되는데 자연치유력이 상실되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부작용의 와중에서도 약을 끊거나 바르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되어(피부염의 예를 들자면 참을 수 없이 가렵거나 피부가 부풀어 오른다.)부작용의 심각함에 치를 떨면서도 도저히 약을 끊을 수 없게 된다. 피부에 특히 얼굴에 무언가가 돋아나고 이상이 생기면 많은 여성들은 상당히 신경을 쓰게 되어 어떻게 해서든지 고쳐보려 한다. 이때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연고들은 스테로이드를 함유한 약품들이다. 피부염 초기에 스테로이드제를 바르면 기가 막히게 잘 듣는다. 피부가 부드러워지며 뾰루지나 두드러기 같은 것이 신기하게 싹 낫는다. 화장도 잘 먹고 얼굴이 뽀얗게 되는데 누구라서 쓰지 않겠는가. 그러나 한 달 이상 사용하게 되면 그때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이 때 쯤에는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서 조금만 이상해져도 금방 약을 다시 바르게 되고 심지어는 이런 피부연고를 언더 메이크업 크림인양 화장 밑에 꼭 바르는 사람들까지 있게 된다.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피부의 밑바탕을 받치고 있는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같은 탄력성분이 감소하여 피부가 약해지면서 쪼그라든다. 또한 피부가 얇아져서 투명해지다 못해 피부속의 핏줄 같은 것이 드러나 보이기도 한다.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여드름 같은 발진이 잘 생기고 멍도 잘 들고 세균에 감염되어도 잘 낫지 않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아무리 연고를 발라도 더 이상 듣지를 않고 뽀얗던 얼굴은 색소 침착으로 검게 변하며 피부가 갈라지기까지 하고 외형상으로 눈에 거슬리던 정도의 피부염이 가렵고 진물이 흐르는 등의 신체증상으로 드디어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선 피부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만 얼굴에 뭐가 생겨도 약을 바르거나 손톱으로 짜내다가 손톱의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으로 곪거나 흉터가 생기거나 하여 병을 키우고 키워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피부에 관심이 적어 뭐가 나면 나는 대로 적당히 내버려 둔 사람들이 오히려 흉터도 없고 건강하고 깨끗한 피부를 가지게 되는 걸 보면 세상이 공평한 건지 모순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또한 이런 환자들의 대부분이 빠른 회복에 대한 조바심으로 긴 시간 인내하여야 하는 치료를 견디지 못하고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다니거나 민간요법을 시도해보며 병을 악화시키는 수도 참으로 많다. 사실 치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스테로이드를 끊는 것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사용하는 법보다 끊는 법이 훨씬 중요하다. 문의 292-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