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여느 때와 같이 단란한 우리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막 식사를 할 무렵 난데없이 전화가 요란히 울렸다. 철도 비상전화로 당시 서울 철도국 국장이신 부친에게 온 것이었다. 개성역장의 다급한 목소리는 새벽 인민군의 기습공격으로 시전역이 점령당해 업무를 포기하고 피난 간다는 급한 보고였다. 곧장 수도사단 기갑연대 대대장인 형으로부터 전선에 출동하니 가족을 부탁한다는 전화가 왔다. 형은 다음날 전사했다. 부친은 황급히 역으로, 모친은 육군 관사로 달려갔다.
방송은 그날 새벽 4시를 기해 38선 전 지역이 기습공격을 받아 전쟁이 시작됐고 비상상태 선포와 동시에 외출한 전 국군은 즉각 원대로 복귀하고 모든 차량은 징발한다는 속보를 내보냈다. 곧 이어 국군은 침략자들을 격퇴하고 속속 북진, 웅진 지역 부대는 이미 사리원 근교까지 진격, 북진통일을 앞두고 있으니 국민은 안심하라는 내용이 군가와 동시에 연속 방송되었다. 모두를 안심시키려는 거짓이었다.
인민군은 20만5천 병력, 탱크 242대, 자주포 176문, 전투기 211대였고, 국군은 병력 10만5천, 경장갑차 20여대, 훈련기 22대로 경비대 수준으로 도저히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인민군은 중국 공산화 전쟁에 참전한 고참 조선족 병력이 수만 명 편입돼 막강한 전투력으로 당시 최강인 소련제 T-34 탱크 여단을 선두로 전선을 유린, 경무장에 대항무기조차 없던 국군은 초전부터 속속 패퇴, 후진해갔다. 불가사의하게도 남침 예상 정보가 묵살되고 비상근무마저 해제돼 절반 이상의 병력이 외출외박으로 출타, 부대는 거의 휴무상태였다. 또 육군 고급지휘관들은 전날 밤 육본 파티에서 술에 취한 채 황급히 귀대했고, 또 2주 전 단행된 지휘관 인사이동으로 부임부대 현황조차 파악 못 한 채 전선으로 출동한 것이었다.
전선은 속속 무너졌고 괴물 탱크부대에 패전의식 확산, 지휘체제 혼란, 통신부재, 빈약한 무기, 탄약 고갈 등으로 제대로 싸우지 못한 채 후퇴했지만 춘천 전투에서는 병사가 폭탄 자살공격으로 적 탱크로 돌진, 산화했고, 의정부에서는 공군 훈련기에 사제폭탄을 싣고 초저공비행으로 적의 무리에 투하하는 곡예비행으로 원시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27일 오후에는 미아리로 탱크가 출몰, 육탄공격을 감행, 분쇄하려 했으나 모두 전사했고, 태릉에서도 육사생도가 출전, 다수가 전사하고 패퇴해 서울 방어선이 무너짐으로써 28일 새벽에는 인민군 105 탱크여단 선봉대가 무혈입성, 시가지로 들어와 개전 3일만에 수도 서울이 적 수중에 함락되었다.
다급했던 국군 공병대는 약속 시간을 앞당겨 한강대교를 폭파, 그 시각 후퇴 중이던 500여 병력이 폭사하고 50여 차량이 파괴되는 최악의 참사를 자초하면서 민족의 비극이 시작됐다. 주변 인도에는 수많은 시신 더미로 통행이 불능상태였고 많은 무기와 장비, 차량 등이 길바닥에 버려져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6.25를 저들은 미국의 사주로 계획된 북침도발이라고 강변하지만 후르시초프의 자서전에 의하면 스탈린과의 대화 내용에 소련 군사고문단에 의해 남침계획이 짜여지고 김일성이 스탈린의 승인과 모택동의 동의로 남침을 감행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최근 중국 교과서도 남침으로 개정되고, 당시 동구권 공산국가였던 체코 국영신문도 북의 남침 도발전쟁으로 보도한 기록이 최근 공개됨으로써 소위 북침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 것으로 드러났다.
6.25 전쟁 58주년을 맞아 저들이 저지른 동족살육 전쟁을 상기하고 고려연방제 통일 주장에 현혹됨이 없이 단합함과 동시에 방자무도한 핵 공갈에 대비, 철통같은 국방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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