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의 단편소설 ‘동방박사의 선물’은 여주인공인 델라가 부엌에 앉아 돈을 세어보고 있는 장면서부터 시작된다. 손에 쥔 돈이라고는 고작 1.80 달러. 그나마 그 돈이란 지난 1년 동안 푼푼이 모은 잔전뿐이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창밖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먹구름은 단숨에 함박눈이라도 쏟아 놓을 것만 같다. 서둘러 결심이나 한 듯 그녀는 아랫마을 상가로 내려가서 남편에게 줄 선물을 사가지고 온다. 남편 짐은 교육공무원이요 그가 갖고 있는 유일한 재산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금시계가 하나 있다. 누가 묻지도 않은 시간을 살피는 양 사람들 앞에서 그는 연상 시계를 꺼내보며 과시 아닌 과시를 하는데 꼭지에 매달린 시계줄은 너무도 퇴색되어 남루하기 그지없다. 한편 짐은 그날 저녁 비밀스럽게 마련한 그의 선물을 델라에게 주려고 그녀가 쓰고 있는 스카프를 제쳐보는데 그 윤기나고 파도치듯 귀머리를 감싸고 늘어져 있던 블론디 머리는 싹둑 잘려져 간 곳이 없다. 짐의 손에는 델라가 부러워하며 갖고 싶어하던 상아 곁빗(19세기 부녀자 들이 많이 쓰던 장식용)이 쥐어져 있었다. 이때 어리둥절하고 있는 짐의 무릎 위에 델라는 정성스럽게 포장한 정금으로 만들어진 시계줄이 들어있는 기프트 박스를 내놓는다.
세상을 살다보면 이렇게 금시계와 금발의 블론디 머리가 증발한 사건과 같이 일들이 엇박자로 꼬이고 엇나갈 때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경우를 예로 들어 에드워드 머피라는 사람은 자기의 이름을 따서 ‘머피의 법칙’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목수 한 분이 있었다. 대박 로토 당첨소식을 듣고 너무도 흥분하고 기쁜 나머지 어깨에 메고 가던 연장 보따리를 ‘이젠 안녕’ 하며 강물에 던져버렸으나 그 포대 속엔 문제의 당첨권이 들어있는 것을 잊고 있었다. 아차, 하고 외쳤으나 행운의 티켓은 거품이 되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또 다른 머피의 법칙 하나이다.
어차피 생길 일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련은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고전 10:13) 지금 한국에서는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데모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무분별하고 근시안적인 행동의 회오리바람이 쥐도 새도 모르는 사이 머피의 법칙의 역풍을 받아 한국 상품 수출창고에 빗장이 걸릴까 걱정스럽다. 이웃 일본은 촛불 하나 켜들지 아니하고도 쇠고기 문제를 바람직하게 해결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나라 농민들은 이것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세계 으뜸가는 ‘고베 쇠고기’를 만들어 미국은 물론 각국의 호식객들을 일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타임지 보도) 촛불을 들고 데모하는 변태성과 동원된 방대한 인원 하며 장장 60일을 끌어오고 있는 지속성, 이 모든 것들은 불원간 기네스북에 기록되겠지만 이것이 고금 역사에도 유례없는 4권분립(입법, 사법, 행정, 그리고 촛불데모권)의 괴상망측한 신민주주의 제도가 한국에서 일고 있는 기현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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