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 한국학교(교육문화회관)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옆벽에 커다란 사진 10장(이사장 7명, 학교장 3명)이 붙어 있다. 사진들에 대한 지역 한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다.
1993년 당시 (한국학교) 건축위원회는 모금활동을 하면서 “건물이 마련되면 모금에 동참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동판에 새겨 벽에 붙여 보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성금을 낸 사람들의 이름은 커녕 고맙다는 글 한줄 써놓지 않은 채 전직 교장과 이사진의 사진만 붙여 놓았으니 반응이 좋을 리 없다.
지금의 한국 학교는 1989년 11월18일 전 한인회장 소유였던 교민회관을 본인이 무상대여받아 세웠다. 그후 건물의 명의가 바뀌면서 학교는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닐 수 밖에 없었고, 이를 딱하게 여긴 한교 이사회에서 1993년 5월 한국학교 건축위원회를 구성했다.
한국학교 건물 마련에 대한 동포사회의 반응은 뜨거웠다.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돼지저금통에서 꺼내온 동전들을 전달했고 타 지역 교민들과 외국인까지 모금 활동에 동참했다.
건축위원들도 세차에서 헌옷가지 판매, 식품점 모금함 설치 등 발이 닳도록 뛰었다.
초대 건축위원장 박영수씨가 3만200불, 2대 이강우씨가 3만2,600불, 3대 김광열 이사가 2만9,300불, 3대 복진우씨 3만4,000불, 4대 김재엽씨 3만2,400불, 5대 김복래씨 2만6,900불, 6대 변천광씨 3만6,200불, 등 총 22만1,400불 모금에 6만불 개인차용으로 26만불에 현 건물을 마련하고 2000년 6월10일 입주식을 가졌다.
그런데 이처럼 한국학교 건물마련을 위해 애쓴 이들의 이름을 동판으로 만들어 보존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대신 이사장과 교장들의 사진만 벽에 나붙어 있다. 이들의 사진을 걸어놓은 것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그 자리에 모금에 동참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타당하다. 그것도 힘들다면 교민들에게 감사하다는 표시라도 써 붙이는 것이 현 학교 이사회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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