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살고 있는 내가 이처럼 서울을 다니며 일을 하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우연한 행운을 잡은 듯 요샌 한국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들을 오가며 일을 합니다. 세계화, 국제화를 외치는 한국의 글로벌 지향에 힘입어 나름 영어권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며 익힌 자연스런 감각을 한껏 발휘하면서 뒤늦게 시작한 새로운 일들에 한층 고무되어 열심으로 살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제 곧 오십을 맞는 나이에 열정적으로 도전과 성취동기의 실현을 위해 살고 있음 자체가 축복이고 감사입니다.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 가족들에게 항상 고맙고 송구할 따름이지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삶을 편안하게 바라보고 사랑을 베풀며 여유를 가질 수 있음과도 같다는 생각입니다. 물질적인 여유라기 보다는 차라리 마음의 여유겠지요. 긴 고통의 터널을 최소한 한두 번 쯤은 지나친 까닭에 다져진 여유, 속울음을 참고 견딘 후에 맛보았던 안도와 평안, 인내하며 기다린 후에 가져진 진한 사랑, 시기나 질투를 인해 의도하지 않은 오해나 다툼을 겪고 나서 비로소 알게 된 인간의 부족과 불완전에의 이해, 그러면서 성숙해지는 이치를 마음에 쌓아가는 과정이 바로 나이 드는 거란 말이지요. 그렇담 비록 흰 머리카락이 차츰 검은 머리카락을 뒤엎고 얼굴에 주름이 늘어나는 걸 인해 거울보기 두려워하거나, 몸이 예전만 못해 조금만 일을 해도 쉬 피곤해져서 널부러지거나 혹은 아껴 입던 옷이 몸에 붙질 않아 신경을 쓰며 다이어트를 하네 마네 스스로를 볶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하긴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내 바깥 사람은 공연한 다이어트로 몸을 축내기보다 세 아이를 키워낼 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아름다운 선택을 할 수도 부끄러운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 부끄러운 삶을 살고 싶을까요. 모두가 의미 있고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신념과 성실함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코 아름다운 선택을 이루는 게 쉽진 않습니다. 나이 들어감을 선선히 용납하고 서로 힘을 공급해 주며 함께 여유를 가지고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줄 친구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누군가에게 내가 먼저 그 같은 친구가 될 수 있을 지를 되새길 생각입니다. 때마침 가을이 무르익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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