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대학들의 조기 지원 결과가 발표되었다. 물론 조기 지원한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되는 것이므로 주위의 지인들을 통해 전해듣는 소식이지만 이맘때면 괜시리 긴장되고 내 일인양 조마조마해진다. 몇몇 대학들이 조기지원이 부유층에 더 유리한 제도라는 이유로 작년부터 조기지원 제도를 폐지하기도 하였는데 그 영향으로 여전히 시행하는 대학들의 조기지원 열기는 더 뜨겁기만 하다.
올해는 친지들의 자녀들이 좋은 결과를 낸 소식을 들으며 그 학생들과 부모님들께 마음으로부터 큰 박수를 보낸다. 참으로 장한 일이다. 특히나 그들을 오랜 기간 알아오며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기에 더욱 축하해 마지 않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와 자녀가 한 팀이 되어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목표를 향해 정진해온 그들은 이제 한 봉우리를 넘고 잠시 마음의 휴식을 취할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물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구비구비 기다리고 있지만 최소한 지금만큼은 긴장의 빗장을 풀고 이제까지 중 가장 여유로운 연말연시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기 지원이든 정시 지원이든 대학 진학을 위해 쏟는 노력은 고등학교 4년은 물론이고 요근래는 초등학교때부터 ‘SAT를 잘 보려면’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을 본다. 갈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어려워지는 경제에 자녀들의 미래를 염려하는 부모 마음은 더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긴 마라톤에서 호흡 조절이 중요하듯이 자녀교육에서도 그 단계 단계마다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며 앞을 내다보는 은근함이 절실하다고 본다. 부모의 초조한 태도는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오히려 내 자녀의 장점과 특기를 찾아 길러주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니 말이다.
나도 돌아보니 아이들과 끝이 없이 계속 될 것 같던 세월이 고등학교 12학년까지로 내 품에서 떠나고 이제는 각자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고등학교 시절까지의 모습이 마치 이인삼각 경기와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이와 부모가 한 팀이 되어 세 다리인 양 목표점을 향해 달리다 보면 그 함께 묶여 있음이 거추장스럽고 힘들 때도 있지만 어느 단계를 지나면 오히려 가속이 붙고 서로 맞잡은 어깨에서 손에서 마음을 하나로 하게 됨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나누는 격려와 동지애를 먹고 아이는 고등학교 이후의 삶을 스스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요즘처럼 점점 어려워지고 그 끝이 안보인다는 어두운 전망 가운데에도 자녀를 기르는 부모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또 하나의 건강한 재목을 길러내는 꿈과 용기를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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