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 한인 기독교의 뿌리를 캐는 손상웅 목사
손상웅 목사는 요즘 틈만 나면 국회도서관을 들른다. 한인 시민권자 1호로 알려진 서재필 박사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서다. 선교역사를 전공한 손 목사에게 미주 한인 이민사는 어쩌면 당연한 관심사. 게다가 초기 이민자들이 대부분 크리스천으로서 교회를 다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미주 한인교회사 정리 역시 후손들의 책임이라는 민족적 역사의식과 의무감도 작용한다.
2000년 초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이 되는 2003년을 앞두고 본보 등 동포 언론에 관련 기사들이 자주 실렸다. 그 때마다 메모를 했다. 직접 찾아가 보고 싶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시간 떨어진 클레어몬트에 있는 한인촌. 이곳은 안창호 선생이 자주 방문했던 곳으로 도서관에서 옛날 신문을 뒤지며 당시 한인회관과 교회 등 한인사회 전반에 관련된 놀라운 기록들을 찾아냈다. 이런 열심을 내다 보니 캘리포니아주의 초기 한인 거주 지역은 거의 방문하게 됐고 여행은 애리조나, 캔사스, 시카고, 뉴욕, 플로리다, 몬타나주까지 이어졌다.
손 목사는 이렇게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는 연구를 하게된 동기에 대해 “무엇보다 초기 한인들의 삶의 현장이 보고 싶었고 저들이 역경을 이기고 한인사회의 뿌리가 되는 문화적, 역사적 유산을 남긴 정신적 힘이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러자니 사진이나 글, 신문 기사 등 1차 자료를 찾는데 초점이 모아졌고 힘들지만 책장과 신문철을 하나 하나 넘기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 교회를 찾아가 교인 명부를 보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인터넷과 전화, 이메일을 통해 자료 요청을 할 때도 많다. 손 목사는 “이미 알려진 한인이민사 관련 도서들이 연구의 기초가 되기는 하지만 새로운 사실은 많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현재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 DC 거주 한인들의 역사를 뒤지고 있는 손 목사는 “조선 공사관 직원 말고도 이곳에서 거주하며 공부하거나 일했던 한인들이 적지 않다”며 능력이 닿는 대로 차곡차곡 정리해둘 계획임을 밝혔다. 서재필 박사의 미국생활 연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는데 도중에 서 박사의 여권 신청 기록이 발견돼 본보에 제보를 하기도 했다.
“서 박사가 결혼 다이아몬드 반지를 잃어버렸던 사실을 아는지요? 어떤 교회에서 한인 교인이 세례받을 때 신문이 대서특필할 정도로 떠들썩한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그만큼 많지 않았던 동양인, 그중에서도 한인들의 생활상은 미국인들에게도 관심거리였던 겁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민사가 100년이 넘었다고 하지만 우리도 소중한 한인사회의 역사를 매일 쓰고 있다고 보고 싶습니다. 그런 뜻에서 저의 작은 연구가 한인들이 나를 찾고 정신적인 힘을 얻으며 또 신앙적으로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기회가 되면 그동안의 연구를 책으로 낼 생각이라는 손 목사는 본보에 그동안의 연구를 일부 본보에 연재할 계획이다.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나와 장로회신학대학교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은 손 목사는 시드선교회 국제본부 연구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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