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장재효 목사 인터뷰
5년래 최저 온도를 기록했다는 16일 전국기도원총연합회 총재인 장재효 목사(사진)를 ‘크리스천 파워’ 사무실에서 만났다. 70이 넘은 나이지만 아직 은퇴를 못했다. 1970년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39년 째 목회하고 있는 성은교회 성도들은 노 목사를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성도들이 호소문을 신문에 게재했어요. 떠나겠다는 말을 거두어 달라고. 서서 말씀 전하기 힘들면 앉아서 하고 앉아서도 힘들면 누워서라도 진리 정통한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나님이 그만두라 하실 그 때가 진짜 은퇴라고 말입니다.”
어느 날인가는 기도하기 위해 교회 지하실에 내려갔더니 4학년 어린애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할아버지 목사님 가지 못하게 해달라는 간구였다.
장 목사는 그렇게 목회를 52년 동안 해왔다. 예수님이 목자되시고 난 단지 머슴이며 목동이라는 목회관. 그 마음을 안 성도들은 이제 그가 순교하는 날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붙들고 있다.
그의 호는 야향(野香)이다. 예수님이 백합화이시니 나는 들꽃처럼 이름 없이 받은 소명 감당하겠다는 마음에 그렇게 지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1980년대에 떠밀리다시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을 역임했고 바른목회연구원 원장,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초대총장 등을 지내며 바쁘게 지냈다. 119개의 교회를 개척했고 집회 차 미국 방문 108회, 세계 일주는 17번이나 했다.
총회장 선출 당시 일화가 있다. 총회장이 되기로 예정됐던 목사가 회의장에서 갑자기 장 목사를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완강히 고사했으나 “성령에 순종하라 가르치시던 목사님이 성령께서 말씀하시는데 안 들으려 하시느냐”며 강제로 단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총회장이 됐으니 선거 운동 하느라 애썼을 리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었다. 장 목사의 말을 빌자면 ‘바카스’ 하나 사준 적 없다.
몇 년전 평택에 지어진 성은동산은 한 번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기도원이다. 원근 각처, 멀리 해외에서도 찾아와 은혜를 받고 간다. 이 기도원을 짓게 된 동기를 설명하면서 장 목사는 “1956년부터 시작된 한국 기도원의 역사를 돌아보면 통탄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치유 받고 영적 부흥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기는 커녕 기도원에 갔다가 오히려 가정이 파괴되는 일조차 벌어졌다. 이 대목에서 장 목사는 “하나님 앞에 갈 날이 가까운데 교회가 이런 짓을 하고 있으니...” 하며 눈물을 억제하지 못했다.
개혁이 필요했다. 정화가 시급했다. 전국기도원총연합회와 바른목회연구원을 만들어 목회자들에게 호소했다. 지금은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고 조금씩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교회가 무엇입니까? 멸망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 천국 시민을 만드는 것 아닙니까? 복음이 기복으로 변질돼 있어요. 바른 목회가 너무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따르려는 사람이 없어요. 설교도 성령께서 지시하시는 말씀을 전하기보다 잔재주가 횡행합니다. 이런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다행히 가끔 여기저기 보석처럼 숨어있는 목사들이 찾아와 서로 부둥켜 안고 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위로를 받지요. 성은동산이 교회 개혁의 성지가 되기를 원합니다.”
무화과를 저주하신 예수님의 비유는 곧 ‘열매 없는 신앙인’에 대한 무서운 심판의 경고라고 지적하는 장 목사는 “한 번 믿어보자는 식의 신앙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확실히 ‘믿어지는’ 신앙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며 “신앙고백은 매일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전문선교훈련기관을 미국에 세워 온전히 헌신된 선교사를 키워내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장 목사는 화요일까지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간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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